2024-04-26 14:08 (금)
대통령의 조건과 불변의 진리
대통령의 조건과 불변의 진리
  • 이영조
  • 승인 2017.04.02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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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이 됐다. 이는 자랑할 일도 아니고 기뻐할 일도 아니다. 누구든 잘못한 것이 있다면 벌을 받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증명해준 하나의 가슴 아픈 사건일 뿐이다. 이제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진 것 같다. 권력의 힘은 법 위에 있는 듯했고 유전무죄라는 말은 힘없고 빽 없는 국민들이 푸념처럼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힘 있는 사람들은 면죄된다는 통념을 깨고 죄를 지으면 누구라도 구속되고 벌을 받게 된다는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다.

 ‘법꾸라지’라는 신조어를 낳은 김기춘 비서실장, 대통령의 그늘에서 권력을 누리던 조윤선 문체부 장관,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정관계와 대기업에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대통령 비선라인의 최순실, 그리고 대기업 총수까지, 부당한 권력을 남용한 그들의 영화는 한순간 끝이 났고 그들은 모두 법의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공백 상태가 된 절대 권력의 자리인 대통령의 권좌에 오르기 위해 대권 주자들이 이전투구(泥田鬪狗)를 서슴지 않는다.

 서로를 끌어내리기 위해 진흙탕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대선후보들을 보면서 과연 이분들이 국민으로부터 신임과 존경받을 수 있는 지도자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내가 대통령감이다. 나보다 대통령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최고의 대통령이 되겠다. 이런 자신감이 있다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가 잘하는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능력과 비전을 이야기하면 된다. 그런데 자신이 내보일 자랑거리나 능력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기에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상대를 물어뜯고 흠집 내기에 혈안이다. 그렇게 네거티브 정책을 구사하면 국민들이 자신을 조금 더 멋있고 나은 사람으로 봐 줄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이전투구는 예비 대통령의 자질을 판단하는 기준을 바뀌게 만든다. 누가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 능력을 갖춘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고 어느 후보가 나쁜 사람인지, 아니면 조금 덜 나쁜 사람인지 비교해보고 그중에서 조금 덜 잘못하는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그 결과, 덜 잘못한 사람, 다시 말하면 잘 할수 없는 사람을 뽑았으니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 되는 안타까운 사태가 계속되고 세계적인 뉴스거리를 만드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선진국의 조건 중 국민의 의식 수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리 국민도 올바른 정치인을 보는 안목과 지적 수준이 세계 선진국 국민에 뒤지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서 대선후보들은 네거티브 대신 자신들의 정책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국민들은 훌륭한 후보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할 것이다. 후보들이 국민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다.

 종두득두(種豆得豆),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 이것은 변 할 수 없는 진리다.

 제대로 준비되고 갖춰지지 않은 사람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지 않는 것이 닥쳐올 미래에 화를 면할 수 있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의 자리는 영욕(榮辱)의 자리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영광과 치욕이 함께 공존하는 자리, 100년의 영광 뒤에 찾아오는 하루의 치욕이 더 고통스러운 법이다.

 새로운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버리고,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고,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고, 국민 모두가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 그리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천석 군은 천 가지 고민이 있고, 만석 군은 만 가지 고민이 있다.” 그들이 가려고 하는 자리는 만 가지 고민이 있는 가시밭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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