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9:29 (토)
여러분 안전 의식은 몇 점?
여러분 안전 의식은 몇 점?
  • 이혜숙
  • 승인 2017.04.17 2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혜숙 경남교육연수원 운영지원부 사무관
 며칠 전 신문에서 ‘경남 제1호 양심운전자’라는 표제로 실린 기사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창원의 한 초등학교 건널목 앞에서 1시간가량 정지선을 지켜본 결과, 횡단보도 일시정지(STOP) 표지판 앞에 정확히 일시정지하는 차량은 167대 중 오직 1대뿐이었다고 한다. 양심운전자가 등장했다는 사실보다는 167분의 1에 그친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에 대해 되돌아보며, 얼마 전 북큐슈를 여행하며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본다.

 후쿠오카에서 나카사키로 가는 고속버스에서의 일이다. 고속버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시속 80㎞ 미만으로 운행하는 저속버스였다. 출발 예정 시각보다 5분 늦어서 미안하다는 정중한 안내 멘트와 함께 차내의 온도를 25도로 맞춘 뒤 혹시 불편하면 말해 달라는 기사의 태도는 지연된 출발 시각에 쫓기기보다는 승객의 편안함과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정속 운전으로 운행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체감 속도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차가 왜 이리 더딜까 하는 조바심이 들었는데 이는 내 의식 속에 이미 잠재된 ‘빨리빨리’의 조급한 문화 탓이 아닐까 반성해 봤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전찻길 건널목에서의 일이었다. 각종 차량은 전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차단기 앞의 정지선에 멈춰 서 있었다. 차단기가 올라가자 맨 앞에 섰던 차량이 서행하기 시작하는데, 이어 출발하는 뒤에 있던 차량들도 전찻길 앞 정지선에 일단 정지한 후 한 대씩 서서히 움직였다. 차단기가 올라가는 동시에 꼬리 물기를 하면서 운행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어릴 때부터 습관으로 몸에 배어들 수 있도록 철저하게 안전교육을 받아서인지 일본 사람들의 안전 의식은 생활화돼 있었다.

 지금 우리는 3여 년 만에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것을 보며 3년 전의 악몽을 다시 겪는듯한 아픔을 온 국민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실천 의식은 우리 모두가 여전히 부족하며, 정작 나 자신의 행동부터 고쳐야 할 점이 많다. 오늘도 출근길에 앞차가 머뭇거리며 느리게 운행하는 것을 보고 짜증스러워했고, 가끔 정지선이나 황색 신호도 무시한 채 통과하다가 뒤늦게서야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하면 모든 일에서 사람의 안전이 우선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여러 가지 안전 대책이 제도적으로 마련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안전 의식과 실천 의지이기 때문이다.

 우리 도교육청에서는 안전총괄담당관을 신설해 안전을 습관화하고 생활 속 문화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 안전 원스톱 점검, 맞춤형 안전체험 차량 운영과 함께 체험중심 안전교육 시스템 구축을 위한 안전체험관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 실천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적극적인 교육행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과 자발적인 실천이 밑받침돼야 할 것이다. 아직도 스쿨존에서 우선멈춤이 지켜지지 않는 일이 잦아 도교육청에서 ‘스쿨존 안전 지키기 5대 수칙’을 제정하고 교육감이 등굣길에 직접 나서서 교통안전 캠페인과 함께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언제쯤 우리는 질서 있는 시민의식, 선진국처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 해답은 우리 모두가 먼저 솔선수범하고자 하는 안전에 대한 실천 의지라고 생각하며, 나부터 정지선 지키기를 생활화하는 작은 것에서 시작해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을 스스로 높일 수 있도록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