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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물러선 페북…뒤늦게 "망사업자와 협상 노력하겠다" 성명
한 발 물러선 페북…뒤늦게 "망사업자와 협상 노력하겠다" 성명
  • 연합뉴스
  • 승인 2017.05.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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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접속 장애 때는 침묵하다 '망 무임승차' 논란 일자 해결 강조
▲ 페이스북 사내 로고
최근 국내 인터넷망 '무임승차' 논란을 빚은 페이스북이 "한국 인터넷망 업체와 협상을 계속하겠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한다"는 성명을 23일 내놨다.

페이스북은 이 문제에 대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방통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작년 말 인터넷 망 사업자와의 비용 갈등으로 서비스 접속이 느려지는 문제가 일어났을 때는 침묵하다, 일이 커지자 뒤늦게 성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잖다.

페이스북은 현재 KT·SK브로드밴드(SKB)·LG유플러스 중 KT에만 망 사용 비용을 내고 국내에 캐시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캐시 서버란 한국인이 많이 보는 페이스북 콘텐츠를 저장해, 국내 사용자가 외국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빠르게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설비다.

페이스북은 작년 12월 SKB와 캐시서버 설치를 논의하다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해 양측 대화가 결렬됐다.

이후 적잖은 SKB 사용자는 페이스북 접속이 갑자기 느려지는 불편을 겪었다. SKB 사용자는 지금껏 KT의 캐시 서버에 우회 접속해 페이스북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후 이 우회 경로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SKB는 페이스북이 우회 경로를 끊었다고 주장했지만,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해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자사가 SKB에 캐시 서버를 설치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순전히 이번 사태에 대한 대안으로 제안만 했는데 SKB가 캐시 서버를 운영하는 필요한 비용(망 사용료 등)을 모두 우리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캐시 서버는 국내 인터넷 전용망을 쓰는 시설인 만큼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업계의 관례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런 망 사용료를 페이스북 같은 콘텐츠 사업자(CP)가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규가 없다. 망 사업자와 CP와의 협상에 따른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는 매년 수십억∼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는 만큼, 페이스북이 글로벌 CP로의 영향력을 내세워 망 사용료 면제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잖다.

페이스북은 한편 KT 캐시서버로의 SKB 측 우회 접속이 왜 끊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연관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페이스북은 "상호접속 고시 개정 뒤 이런 우회 접속이 각 (통신망) 사업자 간의 협의 없이는 어렵게 됐다"며 "상호접속 고시는 통신사업자 간 상호접속에 관한 내용이라 CP는 해당이 안된다"고만 밝혔다.

상호접속 고시란 KT와 SKB간 등 통신사간 망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에 관한 법규다.

이 법규는 통신사간 정산만 규정해 CP와는 무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페이스북 측 성명은 누구의 결정으로 우회 접속이 끊겼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어 의문이 여전하다.

페이스북은 "인터넷망 사업자와의 입장 차이가 팽팽해 협의에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협상 자체를 중단한 적은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완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SKB 사용자의 페이스북 장애 논란이 계속되자 22일 '사업자간 불공정 행위 및 이용자 이익 침해 여부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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