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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의 행복지수
남성과 여성의 행복지수
  • 정영애
  • 승인 2017.05.30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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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행복지수는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코언이 만들어 지난 2002년 발표한 행복공식이다.

 행복은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 P(personal)와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 그리고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등 3가지 요소로 구성되며 생존조건인 E가 개인적 특성인 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인 H는 P보다 3배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P+(5xE)+(3xH)로 공식화 했다.

 2017년 UN이 발표한 행복지수 국가별 랭킹을 보면 한국은 조사대상 155 개국 중 56위다. 세계 1위는 노르웨이, 2위 덴마크, 3위 아이슬란드 순이다. 행복지수는 그 나라의 GDP나 국력과는 상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상위권으로 몇 년 전의 118위(190개국)에 비해 상당히 상승한 셈이다. 그러나 행복지수와 삶의 질은 차이가 있다. 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의 삶의 질 순위는 28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다. 한국의 행복지수나 삶의 질이 우리의 경제력(세계 15위권)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은 압축 성장에 따른 급격한 사회변화와 빈부격차, 치열한 사회경쟁, 노후준비부족에 따른 불안감 등에 기인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팍팍한 한국인의 삶에서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행복지수(행복감)가 어떤지 무척 궁금하다.

 모 일간지가 한국의 남성과 여성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내용을 보면 퍽 흥미롭다. 20~50대까지 조사한 내용을 보면 남성의 경우 미혼남 보다 기혼남이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행복한 남성의 특징은 20대는 유행, 자기관리, 연애이고 30대는 자녀, 결혼 만족도이며 40대는 가정에서의 권위, 친구 동료로 부터의 인정, 50대는 봉사와 나눔의 실천, 취미생활 건강관리 등이었다. 특히 기혼남성이 전 세대에 걸쳐 행복지수가 높았으며, 자녀유무의 경우 의외로 무자녀 기혼남성이 유자녀 남성보다 행복지수가 높았다. 이는 과다한 자녀 양육비 부담과 사교육비 증가가 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젊은 세대의 결혼기피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은 남성은 결혼을 해도 썸을 탄다는 것이다. 남자는 결혼 전 후에 상관없이 본능적 관심인 바람기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자의 동물적 본성이 나이에 상관없이 발동하는 것을 보면 종족보존을 위한 원초적 본능이 아닌가 싶다.

 여성의 행복지수(행복감)는 어떨까. 20대는 자신을 위한 소비, 다이어트, 연애이고 30대는 가사부담 경감, 친정 시가와 좋은 관계유지, 결혼생활 만족도이다. 40대는 직장동료로부터 인정, 원만한 가족관계, 자녀학업성적 50대는 봉사와 나눔의 실천, 취미생활, 자신을 위한 소비였다. 기혼여성 대 미혼여성의 행복지수변화를 보면 미혼여성은 20~30대까지 기혼여성 보다 높다가 40대에 좀 떨어진 후 50대 이후부터는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독립된 생활에 잘 적응해 만족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자녀와 무자녀의 경우 남성과는 달리 여성은 자녀 의존적 경향을 보였다. 30대 중반까지는 무자녀의 행복지수가 높았으나 40대부터는 유자녀 여성의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았다. 남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아내 의존적 경향을 보이나 여성은 자녀 의존적이다. 요즘 황혼이혼 급증에 따른 탈 남성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여성들이 자녀를 다 키우고 나면 남편 뒷바라지를 끝내고 자기만의 인생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소위 ‘엄마의 청춘’ 되살리기(?) 바람이 신풍속도라 할 수 있다. ‘여자가 혼자 살면 만고강산이고 남자가 혼자 살면 적막강산’ 이라는 유머만 봐도 여성중심으로 옮겨가는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여성의 행복지수가 남성보다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남녀 행복지수의 공통점은 20~30대엔 연애에 행복감을 느끼다가 50대 이후엔 취미생활과 건강관리, 봉사활동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젊어서나 나이 들어서나 자기관리를 위한 소비(화장, 옷, 악세사리, 몸매관리)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이 지향하는 행복지수는 공통점과 다른 점이 존재한다. 인간이 느끼는 행복감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남녀 간에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행복지수의 갭을 줄이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출발한다.

 칼 힐티는 그의 명저 ‘행복론’에서 사람에게는 세 가지의 행복이 있다고 했다. 서로 그리워하고, 서로 마주보고, 서로 자기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연이 아무리 아름답고, 돈이 아무리 소중해도 궁극적으로 사람보다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행복지수의 공통분모를 찾아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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