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기리는 *군디장터
엿 모르고 나선 그 날
오목 가슴 파르르 찌른 답답함
이상한 나라를 되찾다 실패한 양
오늘도 그 장터는
생각 없이 설 테고
목청껏 뱉어낸 함성
어둑한 시장 골목길 행사였던가,
당연한 정의
거무스레해진 형광등 아래
푸릇한 곰팡이 냄새로
거듭 퇴색되는 아쉬운 그날이
*군디장터: 함안군 군북면 소재 장터로 기미년 독립 만세를 불렀던 곳. 지금 군북이란 명칭을 그때는 군디라고 불렀다.
시인 약력
ㆍ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중앙위원
ㆍ 부산문인협회 시분과 이시
ㆍ 시집『가을, 그리고 겨울로』외 6
ㆍ 부산문학상 외 다수
평설
‘의식은 기억이다’라는 말처럼 현재의 대상을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억의 순간들을 생각해냄으로써 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미지가 살아있고 현재의 순간에 많은 과거를 유추해낸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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