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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협상, 우리 입장에서 바라보자
사드 협상, 우리 입장에서 바라보자
  • 경남매일
  • 승인 2017.06.2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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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방문 중인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논란이다.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게 무슨 동맹이냐’라는 것이 문 특보 발언의 요지다. 문 특보는 청와대의 입장이 아닌 지극히 사견임을 전제로 이런 발언을 했지만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청와대가 문 특보에게 공개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문 특보의 발언이 한ㆍ미 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 확대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자는 것으로 읽힌다.

 경북 성주에 배치되고 있는 사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말썽투성이다. 문 특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사드와 관련한 이슈는 환경영향평가다. 전문가들은 성주에 배치될 사드와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는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드 배치를 환영하는 쪽은 환경영향평가 기간이 너무 길다며 줄이거나 평가 자체를 없애자고 주장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서 이들의 주장이 맞지 않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사드가 오늘 배치되면 북한이 당장 핵을 쏘지 않겠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기 쉽지 않다. 미국이 괌에 사드를 배치할 때 7년이나 논의를 했고 환경영향평과는 23개월이 걸렸다. 미국이 자국 땅에 사드를 배치할 때도 23개월이라는 기간을 활용하며 환경영향평과를 실시했는데 우리나라 땅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환경영향평과를 하지 말자는 논리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드와 관련해 조금만 다른 입장을 보이면 우리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미국이 화낸다’, ‘미국이 기분 나빠할 것이다’는 불평을 쏟아 낸다. 미국 당국자가 할 얘기를 우리 정치권이 먼저 대신한다. ‘냉혹한 국제정치에 자존심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실리를 챙겨야 한다’ 등의 말도 나온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협상력을 높이려면 없는 불만도 만들어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드 배치의 찬반을 논하자는 게 아니라 나라와 나라 간 협상을 할 때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면 미국보다 미국을 더 걱정해주는 정치인과 언론이 우리나라엔 너무 많다. 한국의 정치인과 언론이라면 미국의 입장보다는 자국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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