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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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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17.06.2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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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택 시인
네가 두려운 것은

네가 견디어온 세월이 아니라

네 속에 새겨져 있는 무서운 인내의 덩어리 때문이다.

백 년의 세월을 이기고도

자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네 속이 단단하기 때문이리라.

네 속이 순수하기 때문이리라.

나도 때론

아이처럼 어머니의 품에 기대어

세월을 속으로만 삼키고 싶을 때가 있다.

단단한 화석으로 여물더라도

어깨 위의 모든 무게를

침묵을 살찌우는 데 쓰고 싶다.

내세에 다시 너를 만나면

누가 더 키가 작은지

누가 더 낮은 곳에서 사는지

내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

네 앞에 선 나의 삶은 너무나 초라하다.

시인약력

ㆍ창원 거주

ㆍ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ㆍ(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ㆍ창작문학세계 문예지 신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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