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두려운 것은
네가 견디어온 세월이 아니라
네 속에 새겨져 있는 무서운 인내의 덩어리 때문이다.
백 년의 세월을 이기고도
자라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네 속이 단단하기 때문이리라.
네 속이 순수하기 때문이리라.
나도 때론
아이처럼 어머니의 품에 기대어
세월을 속으로만 삼키고 싶을 때가 있다.
단단한 화석으로 여물더라도
어깨 위의 모든 무게를
침묵을 살찌우는 데 쓰고 싶다.
내세에 다시 너를 만나면
누가 더 키가 작은지
누가 더 낮은 곳에서 사는지
내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
네 앞에 선 나의 삶은 너무나 초라하다.
시인약력
ㆍ창원 거주
ㆍ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ㆍ(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정회원
ㆍ창작문학세계 문예지 신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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