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9:14 (토)
휴가철 여행상품 사이버범죄, 예방수칙
휴가철 여행상품 사이버범죄, 예방수칙
  • 조성훈
  • 승인 2017.06.26 2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성훈 양산경찰서 경사
 5월부터 한낮 온도가 30도까지 오른 데다 이른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서둘러 휴가준비를 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 항공권, 숙박권 등 여행 패키지 상품을 올려둔 뒤 해당 상품 구매 희망자가 대금을 송금하면 연락을 끊는 수법이 주를 이룬다.

 특히 지난해 여름에는 여행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 200여 명이 단체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당한 피해 규모가 5억여 원에 달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100만 원에서 1천500만 원을 내고 A(36)씨에게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실제 예약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예약 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일부 피해자은 A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 여성은 자신을 국내 대형 여행사 출신 프리랜서 여행 사업자라고 소개하면서 피해자들을 속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국내외 여행을 알선하는 한 종합 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여행사에 근무하며 상품을 판매해 왔다. 그는 해당 여행사를 그만둔 뒤에도 일반적인 여행 상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했다. 실제로 A씨를 통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이 지인에게 해당 상품을 추천하면서 고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고객들은 A씨 휴대폰 전화를 받아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통해 상담했다. 급기야 A씨가 보낸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A씨는 예전에 일했던 여행사가 예금주로 돼 있는 법인 계좌로 입금해달라고 요구했다. 금융실명제 이후 사칭 계좌를 신설할 수 없으므로 고객들은 A씨를 믿고 해당 계좌에 입금했다.

 하지만 A씨는 고객들에게 더 좋은 여행 상품이 나왔다며 예전 입금분을 취소 처리 해줄테니 개인계좌로 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2중, 3중 계약을 진행했다. 고객들은 취소 처리가 되기 전에 추가 금액을 A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 이런 가운데 A씨가 갑자기 휴대폰 전원을 끄고 잠적했다. 피해자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만들어 피해 상황을 교류하고 경찰 고소 접수에 대한 안내 및 현황을 공유했다. 집단 고소 분위기가 형성되자 A씨는 휴대폰을 켜고 응대하는 듯 했지만 끝내 다시 종적을 감췄다.

 당시 A씨가 안내한 계좌는 각 여행사의 공식 계좌가 맞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를 입은 것은 고객뿐만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해당 여행사는 확인된 82명 입금자의 피해 금액 3천800만 원에 대해 보상 조치를 했다. 게다가 A씨가 여행사들을 통해 여행 예약을 진행하면서 대금을 돌려막아 여행사들도 경제적 피해를 봤기에 고소를 진행했다. 다만 소기업 여행사들을 통해 예약한 고객들은 해당 여행사 측에서 계좌로 입금이 확인되자마자 바로 A씨에게 전액 송금했기 때문에 구제를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대형 사기 사건뿐만 아니라 휴가철이 되면 다양한 여행상품 관련(숙소ㆍ항공권ㆍ쇼핑몰) 사이버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네 가지 수칙만 지킨다면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첫째, 공신력 있는 사이트를 이용한다. “땡처리, 오늘만 특가” 등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이용하도록 한다. 둘째, 쇼핑몰ㆍ블로그 개설일자를 확인한다. 개설일자가 최신이고, 과거 이용고객이 없었던 곳 이라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 현금결제를 유도한다면 의심한다. 과도하게 저렴한 가격이나 현금결제를 유도한다면 사기일 확률이 높고,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사기를 당했더라도 금전피해를 막을 수 있다. 넷째,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를 확인한다. ‘더치트(thecheat.co.kr)’ 및 모바일 앱 ‘경찰청 사이버캅’에서 계좌번호, 전화번호 조회를 통해 사기피해가 접수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사이버 범죄의 특성상 발생 이후 검거 및 피해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꼼꼼한 예방습관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