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07 (금)
로봇 시대에 살아남는 법
로봇 시대에 살아남는 법
  • 하선영
  • 승인 2017.07.04 0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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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선영 경남도의원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염려 반 기대 반인 걱정도 더 많이 한다. 지난번 의원 연수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어제 열린 동사무소 통장회의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할 정도이니 그만큼 관이든 민이든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이 융합되는 기술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는 한결같이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접하게 됐다고 말을 한다. 그렇다. 나도 마을에 전화기 한 대 있던 시절을 겪었다. 나도 20대 때 상대방과의 전화 도중 다른 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나는 걸 듣고 “집이 부자인가보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삐삐, 시티폰 시대를 거쳐 손에 들고 다니며 폼을 잡던 비싸고 무거운 휴대폰을 부러워하다가 드디어 지금은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손안에 들고 다니는 휴대폰 시대가 왔다. 이제는 아이들까지도 휴대폰을 소유해 대통령의 선거공약이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세상이다.

 이제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은 사실이 된다. 휴대폰 안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나고 은행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금융 거래도 하고 극장에 가지 않아도 비싼 러시아 발레나 멋진 공연들을 인터넷으로 즐길 수가 있다.

 집에서 쇼핑하고 세계인과 소통도 한다. 이제 휴대폰이 손에 없으면 ‘금휴 불안’이 생길 정도니 휴대폰은 애인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돼버렸다. ‘한 영국 남성의 생존 팁’이란 책에는 휴대폰보다 못하게 소외된 남편의 현실이 유머러스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다.

 “그녀와 휴대폰이 낀 삼각관계에서 이기려 들지 마라. 휴대폰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마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잠자기 직전 마지막으로 만지는 것은 내가 아니라 그 녀석이다. 남편인 나보다 그놈의 배터리 나가는 것을 더 애달파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유연한 노동시장, 교육시스템, 인프라, 법 제도 등을 만들어 간다. 결국은 로봇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청소나 아기 돌보기, 요리하기, 숙제하기 등 모든 일들이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일본 남성중에는 로봇 아내를 가진 사람도 있어, 잔소리도 없고 힘내라는 말만 해주니 행복하다고 한다.

 이처럼 로봇이 많은 일을 하게 된다면 인간은 무엇을 하게 될까? 아주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음성 하나로 날아와 출근을 시켜주는 하늘 카도 타고 멋진 휴가를 더 많이 즐기며 영화 같은 세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없고 4차 혁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문맹자들처럼 소외될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로봇들이 생산 판매를 해서 돈을 벌고 핀란드의 기본소득제처럼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최저생계비를 지원하는 연금을 지급해서 일하지 않아도 기본소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마을에 하나 있었던 전화기에서 누구나 손에 휴대폰을 쥐고 살아가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듯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얼마나 신나고 편하고 놀라운 세상이 될까? 얼마나 무서운 세상이 될까?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서처럼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가졌고 이들은 오는 2025년에는 상용화가 된다고 한다. 이런 시대에 정작 걱정해야 할 일은 로봇보다 더한 감정 없는 인간인 것 같다. 휴대폰 노랫소리가 시끄럽다고 아파트 창에 매달린 어느 소중한 가장의 생명줄을 끊고 8살 어린이를 유괴하며 사냥하러 간다고 이야기하는 17세 소녀. 그 아이의 손가락과 폐를 요구하고 나눠 갖는 19세 여성. 이들은 로봇보다 더 무서운 존재일 것이다.

 로봇은 인간의 소유물일 뿐이다. 인간이 더 인간다워지고 우월할 때만이 4차 산업혁명이 의미 있게 될 것이다. 로봇 세상에서 인간이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인가. 인간의 두뇌에서 만들어진 로봇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인간 군단의 일원으로서 나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일기를 적으며 하루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더 많은 성찰과 명상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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