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都承旨(도승지)
2017년 08월 30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都:도-으뜸 承:승-받들다 旨:지-뜻

 조선 정종 2년(1400)에 설치해 고종 31년(1894) 갑오개혁 때 폐지했다. 그 후 승정원이 승선원, 궁내부, 비서감, 비서원으로 쓰다가 지금은 대통령 비서실(장)로 통칭한다.



 도승지를 도령(都令) 또는 도도령(都都令)이라 한다. 현재는 대통령 비서실장에 해당된다. 속담에 ‘거지가 도승지를 불쌍히 여긴다’라고 한다. 이는 추운 겨울 새벽이나 밤중에도 왕의 부름이 있으면 허겁지겁 달려가는 모습을 본 거지가 저런 도승지보다 내가 더 편하다고 한데서 나온 말이다.

 조선 태조 1년(1392)에 중추원의 속아문의 도승지를 그 장관으로 삼았다가 태종 5년(1405)에 별도의 승정원을 둬 도승지(정3품)라는 관직을 뒀다. 그 후 고종 31년(1894) 갑오개혁 때 폐지됐다. 그동안 승정원의 명칭이 ‘승선원’, ‘궁내부’, ‘비서감’, ‘비서원’ 등으로 자주 바뀌었고, 이승만부터 ‘대통령 비서실’이라 했다.

 도승지는 당상관(3품)에 속하지만 그의 위치는 의정부나 6조, 사헌부, 사간원과 같이 국정의 중추기관으로 권력이 대단하다. 승지 중에서도 수석승지를 도승지라 하며, 왕을 가까이 모시는 직책으로 조정의 인사권을 좌우한다. 따라서 정승이나 이조판서의 권력과 비등하다. 역대 유명한 도승지는 황희, 성삼문, 신숙주, 유성룡, 이이, 체제공, 홍국영 등이다.

 <승정원일기>를 보면 왕실의 치정(治政)을 너무나 상세하게 기록돼 지난 1999년 4월 9일에 국보 303호로 지정했고, 2001년 9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승정원일기>는 주로 왕과 각 부서들 사이에 소통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왕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에 대해 동태나 기분까지도 기록돼 있다. 예로 들면 영조는 ‘이렇게 일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것은 내 팔자’라 한 내용도 적혀있다. 이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돼 있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될 때 이를 보좌하던 당시의 비서실장(도승지) 김기춘은 법정에서 토로하기를 “제가 모시던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구속까지 됐는데 비서실장으로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 차라리 특검에서 재판할 것도 없이 사약을 받으라고 하면 독배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이로 보아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위치의 자리에 있는 비서실장의 처신 여하에 국운이 달려있다는 뜻이다. 중국 송(宋)나라 시인 양만리(楊萬里)가 월계(月桂)에게 읊은 시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 세삼 뇌리에 떠오른다.

 광복 이후 비서실장을 역임한 분은 30여 명이나 된다. 이들은 임기가 없으며, 대개 1년 내외를 맡았다. 그중 짧게는 4개월, 길게는 9년을 맡았다. 이승만 정부 때는 윤보선이었고, 박정희 정부 때는 김정렴이다. 그는 9년이나 장기간 국민소통이 있었으나, 박근혜 정부 때 허태열은 4개월, 김기춘은 18개월의 임무를 맡았다. 현 문재인정부에는 임종석이 비서실장을 맡고 있어 국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갈지 의문이며, 비서실장의 역량에 따라 국운이 달렸다는 것을 국민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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