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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시내버스 정류소는 ‘찜통 온실’
창원 시내버스 정류소는 ‘찜통 온실’
  • 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 승인 2017.09.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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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영 제2사회부 부장
 “아이고 더워 죽겠다.” 올여름 창원 시내에 설치된 시내버스 정류소를 한 번쯤 이용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창원시가 일부 시내버스 정류소를 설치할 때 천장 대부분이 투명 강화플라스틱으로 설계ㆍ시공돼 햇빛을 전혀 차단치 못하고 그대로 흡수하면서 온실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정류소 안은 완전 찜통이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정류소 안에 설치된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질 않고 정류소 밖에서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시내버스 이용객들은 “특히 정류소 천장 부분의 재료인 투명 강화플라스틱은 햇빛을 전혀 차단치 못하고 되레 햇빛을 빨아들이며 온실효과를 높인다”며 “시공 당시 창원시의 설계 및 재료 선택이 잘못된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본지 기자는 지난 2012년 8월 19일 자 4면에 위 사실을 보도했다. 그 당시 창원시의 교통행정 담당자는 “현재 천장 부분이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 설치된 버스정류소의 재질을 점차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시내버스 정류소를 제작해 시에 납품하는 업자들을 대상으로 천장의 재질을 강화플라스틱을 대체해 다른 재질을 사용토록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꿈쩍을 하질 않고 있다. 천장 재료의 대체나 햇빛 차단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어 시내버스 이용객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창원시가 시내에 신규 또는 재설치 되는 버스정류소를 몇 곳의 납품업체를 선정해 주문제작 설치할 때 제작과정이나 제품의 철저한 확인과정을 거쳐야만 된다. 또한 납품받는 몇 가지 모델을 두고 천장이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버스정류소는 배제시켜야만 된다.

 버스 이용객들이 더욱 가당찮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릴 때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날씨가 더우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하면서 일부 이용객들은 버스정류소 안이 아닌 밖에서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등 정말 아이러니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오후 시간대에는 이용객들이 버스정류소 의자에 앉아 있으면 뜨거운 직사광선이 천장 부분을 바로 통과하면서 내리쬐는 찜통 열 때문에 아예 정류소를 피해 가로수나 건물 밑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서모(71ㆍ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면서 정류소에 앉아 있으면, 천장 부분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햇빛이 머리 위로 바로 내리쬐고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시가 정류소를 설치할 때 특히 천장 부분은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해야 하는 데도 투명 플라스틱을 설치한 것은 한 치 앞도 못 보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용객들은 창원시가 지난 시절 일부 버스정류소를 설치할 때 설계ㆍ시공과 함께 천장 재료의 적정성 여부를 감안치 않고 시공사의 설계내역대로 공사를 발주하는 바람에 이 같은 불편이 초래된다는 게 주된 불만이다.

 현재 창원 시내에는 모두 1천277개의 버스정류소가 설치돼 있으며, 의자를 비롯해 정류소 한곳의 설치비용은 1천여만 내외에 달한다. 그러나 창원시는 본지 보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존에 설치된 강화플라스틱 천장 소재를 다른 재료로 교체를 하질 않고 있는 것은 도대체 누굴 위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창원시는 하루빨리 폭염이 지나가는 이 시기에 천장 부분의 강화플라스틱을 다른 재료로 교체하든지 아니면 플라스틱 부분에 덮개를 씌워 햇빛을 차단시켜야 하는 작업을 미리 시작해야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봄, 여름에도 똑같은 현상을 초래해 해마다 이용객들만 골탕을 먹는 결과가 될 것이다.

 한편, 창원시 관계자는 “지역 내에 설치된 정류소의 각종 시설물 보완을 위해 정류소 표준디자인 모델을 개발해 제작 신규 버스정류소에 설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 같은 폐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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