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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動會(운동회)
2017년 09월 21일 (목)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運: 운-회전하다 動: 동-움직이다 會: 회-모이다

 반세기 만에 운동회가 너무나 변절됐다. 휴대폰과 컴퓨터 속에 사는 개인주의가 만연하다. 서로가 화합하고, 협동하고, 북돋우는 그런 사회를 이끌기 위한 옛 운동회가 아쉽기만 하다.



 ‘하늘은 하늘은 맑게 맑게 개고/ 바람은 바람은 산들산들 달린다. 달려라 달려라 멀리 멀리 달려라/ 오늘은 즐거운 우리의 운동회’라고 행군을 하며 목이 터지라고 불렸다. 운동경기는 학년과는 관계없이 모두 백군 청군의 두 팀으로 나누어 경기했다. 이때 상대방 기를 죽이기 위해 또 목청 돋워 부른다. ‘백군선수 용맹에 청군이 발발 떠 논다/ 천하무장 우리 백군 범과 같이 뛰논다/ 아아, 아아, 저 청군 봐라/ 고양이 앞에 쥐걸음’이라고 상대를 야유하기 위해 소리높이 외친다. 이 내용은 지난 1950년대 불렸던 운동회 노래가사다.

 운동회 시초는 1896년 5월 2일 평양의 영어학교에서 삼선평(三仙坪)으로 소풍을 간 것에서 비롯됐다. 그때 영국인 허치슨 교사의 지도 아래 ‘화류회(花柳會)’라는 운동회를 열었던 것이다. 경기종목은 공 던지기, 대포알 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당나귀 달리기, 동아줄 끌기 등이었다. 다음 해 6월 16일에는 훈련원에서 영어학교 대운동회가 개최됐으며, 이후 1909년 학부에서 운동회 폐지훈령을 내릴 때까지 매년 계속됐다.

 운동회 날은 하늘에 만국기를 달고, 운동장에는 흰 횟가루로 온갖 선을 그어놓고 백군, 청군을 나눠 행진가를 부르며 보무도 당당하게 행군한다. 이 운동회는 승부나 기록을 중요시하는 ‘스포츠’와 다르며, 무엇보다 전원이 참여해 공동체 의식을 갖는데 주목적이 있었다. 이처럼 가을 운동회를 통해 민족정신의 고취와 단결을 이뤄 나아가자, 일제는 1909년 4월에 학부의 재정난을 핑계로 운동회를 중단시켰다.

 6ㆍ25 한국전쟁을 겪고 나서는 운동회의 행진곡 가사가 변했다. ‘압박과 설움에서 해방된 민족/ 싸우고 싸워서 세운 이 나라/ 공산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공산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자유의 인민들 피를 흘린다/ 동포여 일어나라 나라를 위해/ 손잡고 백두산에 태극기 날리자’라고 불렸다. 또 한편, ‘무찌르자 오랑캐 몇백만이냐/ 대한남아 가는데 초개로구나/ 나가세 나아가 승리의 길로/ 쳐부수자 공산군 몇천만이냐/ 우리 국군 진격에 초개로구나/ 나가세 나아가 승리의 길로’라고 진군가를 운동회 행진곡으로 바꿔 불렀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가을 운동회는 봄 운동회로 바꿨고, 그것도 노동절에 주로 행하고 행사도 오전에 전부 끝낸다. 시기는 해마다 하는 게 아니라 격년제로 한다. 그리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먹는 식사도 없이 마치면 바로 급식소로 달려간다. 세파가 너무나 변한다. 휴대폰과 컴퓨터 속에 사는 개인주의가 옛날 같은 운동회를 가져 서로가 격려하고, 협력하고, 북돋우는 그런 옛 운동회 정신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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