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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청 ‘소통’ 막은 대형화분 철거
창원시청 ‘소통’ 막은 대형화분 철거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7.10.17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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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막기 위해 놔둬 “자유 의사표현 장 돼야” 화분 수 줄여 포토존 조성
▲ 17일 오전 지게차가 창원시청 앞 광장에 있는 대형화분을 치우고 있다.

 홍준표 도정의 불통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경남도청 정문의 대형화분이 철거된데 이어 창원시청 정문을 꽉 메웠던 대형화분도 사라졌다.

 창원시는 창원시의회 송순호 의원이 17일 제70회 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불통과 독선의 상징이라며 철거를 촉구하려 하자 이날 120여 개의 화분 중 100여 개를 전격 철거했다.

 시는 정문의 대형화분들이 시민들의 사진촬영 배경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화분 개수를 줄여 사방에서 접근이 가능한 포토존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도청 정문의 대형화분 철거를 계기로 시청 정문의 화분을 철거해 포토존으로 만드는 계획을 이미 마련했다”며 “오는 11월 초 국화축제가 끝나면 포토존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형화분이 부분적으로 철거되는 것이어서 시청 정문이 소통의 광장이 될지는 미지수다.

 송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에서 “대형화분을 철거해 도청정문을 도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장과 소통의 공간으로 만든 것처럼 불통과 독선의 상징인 창원시청 정문 대형화분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시청 앞 정문은 시민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행정과 소통하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장이었다”며 “화분 설치 당시 신규야구장 위치변경 문제와 시립예술단의 집회와 시위가 지속되자 소음과 청사 방호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형화분으로 시청정문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경남도는 지난 2014년 6월 진주의료원 폐쇄에 항의하는 집회가 도청 정문에서 지속되자 집회를 막을 목적으로 도청 정문에 130여 개의 대형 화분을 설치했다가 지난 8월 24일 전격 철거한 바 있다. 도청 정문의 대형 화분은 홍준표 도정의 불통을 상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창원시청 정문의 대형화분은 지난 2014년 11월 설치됐다. 이전에도 대형화분이 설치되기도 했으나 국화축제 등 특정행사기간에만 설치됐다가 철거됐다. 시는 그동안 정문 안팎으로 계절별로 다양한 꽃의 100여 개 화분을 정문 앞마당에 설치해 왔다.

 시청정문의 화분은 화사한 자태로 그동안 적지 않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으나 시민들의 집회를 막는 방호막이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송 의원은 “창원은 마산 3ㆍ15와 부마항쟁이 일어났던 민주성지 창원에서 불통과 독선행정의 상징인 대형화분을 창원시청 정문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3ㆍ15와 10ㆍ18의 자랑스런 창원의 민주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시의 철거 방침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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