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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汗黨(불한당)
2017년 10월 25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不:불-아니다 汗:한-땀 黨:당-무리

 남한당과 북한당이 있는데 이에 가담하지 않는 자를 불한당이라 했다. 이들은 땀을 흘리지 않고 남의 재물을 빼앗는 무리인데 소리 나는 대로 ‘부랑당’이라고도 한다.




 불한당(不汗黨)을 고려 때는 초적 또는 적과적이라 부르다가 조선 때는 명화적(明火賊), 한당(汗黨), 화적(火賊)이라고도 불렀다. 조선 후기는 불한당(不汗黨)이라 했는데 소리 나는 대로 ‘부랑당’이라 부르다가 요즘은 깡패, 폭력배라고 부르고 있다. 조선 후기 영조(英祖) 말년에 김한구와 친밀한 사람들을 ‘남한당(南漢黨)’이라 부르고, 홍봉한과 친밀한 사람들을 ‘북한당(北漢黨)’이라 해 두 파당으로 나눠 서로 자기 당의 이익만 내 세웠다. 그리고 이 파당에 들지 않은 사람을 불한당(不漢黨)이라 했는데, 후에 이는 불한당(不汗黨)으로 와전됐다.

 불한당은 ‘떼거리’[당(黨)-나쁜 족속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강도 짓이나 파렴치하게 남의 재물을 마구 빼앗으며 행패를 부리는 족속이 됐다. 따라서 당(黨)이란 글자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문자이다. 당시에 큰 도적 떼가 있으니 이를 활빈당이니 불한당이니 하면서 고을을 쳐서 관원을 죽이고 약탈하는 악질거리다. 이 불한당(不汗黨)을 한자로 풀이하면 ‘땀을 흘리지 않는 무리(당)’라는 뜻이다.

 이 불한당의 유래는 두 가지로 풀이한다. 하나는 아무리 나쁘고 포악한 짓을 벌임에도 눈물은커녕 땀 하나 흘리지 않을 정도로 양심이 없고 냉혈적인 질 나쁜 무리라는 뜻을 표현이다. 또 하나는 땀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족속이라는 의미로 표현한다. 이 단어를 구어체로 소리 나는 대로 불러서 보통 ‘불한당’을 ‘부랑당’이라고 부르고 있다.

 1930년대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던 채만식(1902~1950)은 ‘부랑당’ 또는 ‘날부랑당’이라고 했고, 민족예찬을 주제로 한 역사소설가인 박종화(1901-1981)는 불한당[부랑당]이란 문구를 많이 썼다. 또 인간의 삶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하는 염상섭(1987-1963)의 작품 중에도 삼대 흉년이 든 해는 각처에는 불한당과 좀도적이 놀랍게도 많았다고 했다. 심지어는 SBS에서 2008년 1월 2일~2월 28일까지 매주 수, 목 밤 9시 55분에 ‘부랑당’[不汗黨]이란 드라마를 방영한 적도 있다.

 이같이 역사적으로 ‘부랑당’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생명의 원천인 식량의 결핍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한 특수 절도집단이었다. 요즘은 경제 사정이 나빠도 생명을 영위하는 식량은 그런대로 해결되니 망정이지, 만약에 이마저 해결이 안 된다면 현대판 ‘불한당’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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