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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의 고난, 금융자본은 책임 없나
STX조선의 고난, 금융자본은 책임 없나
  • 경남매일
  • 승인 2017.11.26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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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STX조선해양의 고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 측은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계약직 사원과 올해 정년퇴직자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자는 내년부터 일자리를 잃는다. 선박 7척에 대한 RG 발급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요구한 고정비 30% 삭감을 받아들인 후속 조치다. 사 측은 희망퇴직 신청이 적으면 무급휴가, 임금삭감 등의 추가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한때 3천400명이 넘었던 STX조선해양의 직원은 지난 2014년 12월 2천838명, 2015년 12월 2천528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현재 1천420여 명 마저도 1천명 밑으로 떨어진다.

 회사를 살리는 데 필요하면 직원도 줄이는 것이 맞다. 회사가 어려운데 직원들만 그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조건 감원만이 능사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STX조선 경영위기는 경영진의 무능, 채권은행의 무사안일이 낳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직원들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은 너무 가혹하다. 원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중의 경쟁력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식이면 STX가 살아난다 해도 중소조선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향후 수주가 늘어난다 해도 건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자신의 책임을 분산 내지 희석시키려 애꿎은 직원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STX조선 근로자들은 그동안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않고 고통을 감수해 왔다. 이들을 더 이상 사지로 몰아넣은 것은 자본의 논리를 감안해도 지나친 횡포다. 기업에 안주하며 손쉽게 배를 불려온 금융자본이 책임에는 눈감는 이런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정의에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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