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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이야기와 주남 대칭 美 사진에 담고 있죠”
“습지 이야기와 주남 대칭 美 사진에 담고 있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2.13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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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작가 조성제 사진작가
▲ 주남저수지를 찾아 들어온 철새 떼의 모습이 담긴 작품. 주변 풍광과 철새의 모습이 절묘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 아련하게 다가온다.

1~22일 ‘대칭’ 사진 전시회

창원 석전동 BNK 갤러리

30여 년째 사진작가 활동

13여 년 전 봉암갯벌에 큰 매력

조각가 고(故)문신 영감 얻어

전시회 후원금 전액 기부

장애인 예술가에 늘 관심

 1826년 카메라가 처음 탄생됐을 때 사람들은 이것이 훗날 예술의 한 분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다. 1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카메라는 일상의 추억 뿐 아닌, 예술의 한 분야로 포함이 됐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진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각 지역마다 유수의 사진작가들이 예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경남에는 최근 조성제 사진작가가 ‘대칭(SYMMETRY)’이라는 주제로 BNK경남은행 본점 1층 갤러리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사진전을 열고 있다.

 조 작가는 봉암갯벌과 주남저수지, 우포늪 등 주로 습지를 배경으로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해 오고 있는 인사다. 작가인 동시에 그는 창원 중앙동에 위치한 원광종합건설(주) 대표를 26년째 역임하고 있으며, 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을 거쳐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을 이끄는 한 수장이 애써 시간을 내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모습이 사람들 눈에는 낯설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의 이런 인식과는 다르게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 오너들은 사진을 찍어 갤러리에 전시하거나 개인 SNS에 게시하는 것으로 재계의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조 작가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사진은 잘 찍는 것보다 각각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어야 하죠. 그리고 자신만이 추구하는 주제나 의미도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13년 동안 습지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이유도 바로 그 중 하나입니다.” 조 작가는 현재 전시되고 있는 사진들에 큰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번 사진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두 창원 동읍에 있는 주남저수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들로, 정적이면서도 절제된 그리고 안정적인 느낌을 물씬 풍겨내고 있다.

▲ 지난 4일 조성제 작가는 박종훈 교육감 등을 초대해 BNK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 작가가 습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스토리가 명확하게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가령 주남저수지는 저수지라는 특성에 맞게 농번기 풍년을 바라는 농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또한 우포늪은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인 1억 4천만 년전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봉암갯벌은 개발욕구에 휩싸인 인간의 무분별함에도 결코 자정능력을 잃지 않고 서서히 회복해가는 일련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언뜻 사진전을 관람한 누군가는 조 작가가 환경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 작가는 환경에 대한 관심보다는 습지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수백번 습지를 오갈 때마다 자연만큼 위대한 예술작품은 없다는 감탄을 하게 되요. 지난 2005년 처음 봉암갯벌 사진을 시작으로 장기간 손 놓았던 사진에 다시 매력을 느끼게 됐는데, 나는 그곳이 참 특이한 곳이라 생각을 했어요. 주남저수지와 우포늪도 오가면서 각각의 매력도 발견하게 됐죠. 이것이 바로 사진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제3의 눈’이라고 저는 표현합니다.” 공장이 즐비한 곳에 위치한 봉암갯벌은 한편에서는 도시산업화의 면모와 한편에서는 자연 스스로가 자정하는 면모를 두루 갖고 있는 곳이라고 조 작가는 표현했다. 1970년대 마산만을 중심으로 공장들이 우후죽순 설립되기 시작했고, 공장마다 폐수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았던 당시 오폐수 방류가 봉암갯벌을 통해 진행됐다. 그 결과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봉암갯벌은 서서히 환경단체 등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깨끗한 모습으로 재정비됐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관심이 오롯이 개발에만 집중돼 있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예술은 근본적으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어야 하죠. 나의 작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깨끗하고 아름답게 유지되는 장소에는 쓰레기도 함부로 버릴 수 없듯 그것을 함부로 대하지 못 하잖아요. 아름다운 우리 경남의 생태를 찍으러 다니다보니 자연의 소중함은 덤으로 알게 되죠.” 전시되고 있는 조 작가의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숨 멎을 듯 고요함와 맑음, 평화로움이 두루 느껴진다. 그의 사진 속 주남저수지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 아련하기까지 하다는 느낌이 확 들 정도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상하대칭(上下對稱)’이 가지는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 정갈함도 같이 드러난다. 그는 마산을 대표하는 조각가 고(故)문신 선생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좌우대칭에 큰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사진 속 배경인 주남저수지의 풍경들은 수면에 선명하게 비춰지는 실물과 절묘한 대칭을 이루고 있어 마음을 고요하게 안정시키기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13년 정도 습지 촬영을 위해 오가면서 장화를 신고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차를 몰고 가다가 습지에 바퀴가 빠져 고생한 적도 여러번이죠. 이렇게 고생을 하다 보니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장 큽니다. 자신이 원하는 사진의 방향이나 주제를 담기 위해서는 자연에게 맞춰야 하죠. 왜냐? 자연은 절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지런해지기 위해 장기간 손 놓고 있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어느 날 주말만 되면 넋놓고 집안에 앉아 있기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활동은 덤으로 따라왔다.

▲ 조성제 작가는 “사진은 잘 찍는 것보다 각각의 스토리가 담긴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전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7번의 개인전을 할 때마다 화환과 화분 등을 받아온 그는 차라리 그들이 건네는 정성이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여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를 통해 그는 전시회를 통해 기금조성을 하게 됐고, 제법 크게 모인 금액은 경남장애인재활협회에 소속된 장애인 예술가들을 위해 쓸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기금조성이 되고나서 장애인 예술가들에 쓰여졌다.

 “사진이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채움과 비움의 의미를 가장 잘 살려주는 작품이 이번 전시회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채우려고만 든다면 사회는 각박해질 뿐이죠. 사진으로 큰돈을 벌고 나의 명예를 높이겠다는 욕심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저의 삶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사진을 활용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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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작가 프로필

계명대 미술대학 사진영상디자인과 졸업

계명대 예술대학원 사진전공석사 졸업

경남대 대학원 졸업(경영학박사)

원광종합건설(주) 대표

경남현대사진국제페스티벌 상임위원장

경남 장애인재활협회 후원회장

2007년 습(濕) 조성제사진전(창원 성산아트홀)ㆍ주남판타지 조성제사진전(주나美 ARTSPACE)

2008년 람사르총회기념특별전(경남도립미술관)

2010년 WHITE SPACE(창원 성산아트홀 전시실)

2011년 영국 AM갤러리초대전

2012년 동서미술상 수상기념 초대전 “White Memory”(동서화랑)

2014년 천년의전설 우포(창원 송원갤러리)

2015년 거제문화예술회관초대전ㆍ서울 인사동갤러리 인덱스

2016년 푸른우포사람들 전시관

2017년 대칭(SYMMETRY) BNK갤러리

사진집

2007년 습濕(Becoming Wetlands)

2010년 하얀여백(WHITE SPACE)

2014년 천년의전설(Upo. A Legend as Old as Time)

2017년 대칭(SYMM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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