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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도시 축제 집중ㆍ선택 필요하다
2018년 01월 08일 (월)
이덕진 7618700@kndaily.com
   
▲ 이덕진 문화학박사 / 동의과학대 교양 교수

 축제로 이미지화된 도시 공간은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고 그 안에는 일시적인 현상, 외래 문물이 넘쳐난다. 가짜든 진짜든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끌어모아 가상의 도시 배경과 축제를 만든다.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 한껏 과장된 희극적 공간, 무대 세트 같은 장면 등은 도시의 얼굴에 가면을 씌워 그 진실을 알 수 없게 한다. 도시에 사람들을 유인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진 알 수 없는 축제가 우리나라에 몇천 개다.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다. 이런 현상은 도시 공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일차원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축제보다 지역의 대표적인 하나의 축제에 집중이 필요하다. 의미 없는 축제를 만들기보다 지역민들의 안전과 행복에 신경을 써 주길 바란다. 지방에서 유명축제가 몇 년이 지나면 중앙의 유명축제가 되는 돌고 도는 축제문화 어떻게 바라볼까?

 사람들은 이미지와 사랑에 빠지면서 점점 더 글자로 된 정보를 읽기 싫어한다. 광고를 보고 축제 현장을 찾아가지만 볼거리ㆍ먹거리ㆍ놀거리를 찾아보기가 힘든 곳이 많다. 현대 도시의 모든 공간과 건축 입면이 이차원 평면 이미지로 통일됨에 따라 사람들은 육면체 건물을 포장하고 있는 이미지만 볼 뿐 그 안에 담긴 비물질적인 내용이나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더니즘 시대를 풍미했던 언어와 그 외 표현 방식이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과 함께 영상 시각문화에 주류 자리를 빼앗겼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홍수 속에서 문학은 이미 주류 문화에서 밀려난 지 오래고, 그 중심에는 화려한 영상 시각문화가 눈 부신 빛을 뿜어내고 있다. 수많은 디지털 영상이 쏟아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정보의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 주관을 견지하지 못하고 세상의 진실을 판단할 수 없게 됐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도 힘들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대부분 미디어를 통해 포장된 2차 가공물이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영상은 모두 카메라로 수집하고 다시 편집한 결과물을 쏟아낸다. 축제 장소도 사람들로 하여금 영상물이나 사진을 통해 홍보를 한다. 조작된 감동이 많다.


 현대 사회는 어찌 보면 미디어가 만들어낸 사회다. 미디어 사회는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드는 뛰어난 모방 능력을 곳곳에서 발휘하고, 우리는 그것이 진짜고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 미디어를 통해 가족과 친구, 심지어 낯선 이들과도 연결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소비문화와 포스트모더니즘 생활방식을 분석한 결과 “소비문화가 너무 많은 영상과 부호를 양산한 탓에 시뮬라크르(Simulacre)세계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가상 실재 세계에서는 실재와 상상의 차이가 사라지기 때문에 시각적인 환상과 아름다움이 극대화되고, 도시 전체가 시뮬라크르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재현된 테스트가 만들어낸 상상의 진실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의 진실은 사회적인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반영해 재탄생시킨 것일 수도 있다. 지금 현대 도시의 진실은 끊임없이 변형, 재편성되고 있다.

 독특한 이미지와 과장된 규모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시뮬라크르 광고는 이미 도심 건물을 장악했다. 건축과 광고의 결합, 건축의 광고화를 통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심각한 시각 오염을 발생시켰다. 지나치게 과장된 규모로 주변 환경을 해치는 광고물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평범한 건물의 입면에 재질, 규모,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이질적인 광고물이 붙어 있는 경우도 많다. 축제도 마찬가지다. 본질ㆍ실체는 어디에 갔는가?

 이미지화된 도시 공간과 축제는 맹목적인 모방이 난무하고 무원칙, 무질서 사회가 되기 쉽다. 이것이 물질 만능 상업주의와 결합할 때 이미지 건설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평면화된 도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실체와 내용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직 겉모습을 치장하는 데만 신경 쓸 뿐 기능이나 내용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도시 생활 기반을 무너뜨리고 도시 문화를 퇴색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화된 도시 공간은 경제 발전과 일상생활의 중심지가 아니라 향락과 유행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현실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채 시각화의 허상에만 매달리게 된다. 이것이 이미지화와 축제가 넘쳐나는 도시의 최후다.

 축제는 예산이나 흥행 수익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축제를 즐기는 대다수가 즐겁고 가슴에 남길 수 있어야 진짜다. 이미지만으로는 가슴에 남는 축제가 될 수 없다. 그게 무엇이 됐든 행사 관계자나 이런저런 동원으로 관람객 몇 명에 무지갯빛 지역 발전과 경제적인 기대효과만을 줄 세우는 예산 소모형 행사는 더 이상 ‘지역민을 위한’, ‘국민들을 위한’이란 전제를 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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