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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여경, 경찰서 앞서 시위하는 이유
김해 여경, 경찰서 앞서 시위하는 이유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8.01.08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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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신고 도왔더니 갑질과 음해 돌아와” 청문감사실 “일부 조치”
▲ 8일 김해 한 경찰서 앞에서 현직 여경이 조직 내 성범죄, 부당한 갑질 타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해의 현직 여자 경찰관이 동료 여경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조직 내에서 부당한 갑질과 음해가 있었다며 8일 김해 한 경찰서 앞에서 2시간가량 1인 시위를 했다.

 A경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당시 같은 지구대에 근무하던 후배 여경으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았다.

 후배는 함께 순찰차를 타던 B경사로부터 한 달간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하고 신체 접촉도 있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A경위는 절차에 따라 성희롱고충상담원과 상담을 하고 지구대장에게도 보고하라고 조언했고 경찰은 곧 감찰에 착수해 B경사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리고 다른 지역으로 전보했다.

 감찰 과정에서 후배 여경은 B경사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 결과는 ‘성희롱’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으로 조직 내에서 A경위가 B경사를 음해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경위는 “당시 지구대장이었던 C경감은 치안평가가 꼴찌를 하게 됐다면서 오히려 공개적으로 저를 질타하기도 했고 사건 후 제가 제보자라는 소문이 퍼지고 음해성 소문이 떠돌아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난해 6월 말 등산로 입구에 나흘 동안 차가 주차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차적조회를 해보니 인근 마을주민 차라 시에 통보하고 현장 출동은 따로 하지 않았는데 다음 날 차 안에서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됐다”며 “이후 C경감은 왜 출동하지 않았느냐며 언론과 유족에 알릴 수도 있다는 말까지 했고 B경사는 저를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A경위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후유증이 커 정신과 치료를 6개월 동안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A경위는 “1인 시위를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으나 저를 믿는 후배들을 보고 용기를 얻어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나섰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자신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경찰청 청문감사관실 측은 “A경위가 갑질이라 주장한 부분에 대해 일부 조치한 부분이 있다”며 “A경위가 추가로 감찰을 요구하는 만큼 해당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 조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해 여성단체 등은 9일 오후 2시 경남경찰청 앞에서 성희롱 피해자를 지원한 여경의 인권침해를 철저히 조사하라는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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