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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과 착한 사마리아인들
2018년 02월 18일 (일)
원종하 7618700@kndaily.com
   
▲ 원종하 인제대 국제경상학부 교수 금연교육연구소 소장 객원 논설위원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지나갔다. 설 뿐만 아니라 명절이 다가오면 일등 며느리보다는 이등 며느리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끼리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다 보니 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고 또 누구는 온종일 일만 하고 누구는 주는 것을 먹기만 하고 꼼짝하지 않아서 힘든 사람만 계속 힘들다는 것이다. 명절에도 일과 휴식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것은 남편이 하고 저것은 부인이 하고 또 서로 해야 할 일은 함께해서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함께 쉬는 즐거운 명절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려와 사랑의 마음이 먼저 있어야 한다. 시댁과 친정의 방문에서도 그렇다. 양가 다 머무르는 시간이 비례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본가가 편하고 며느리는 친정이 편하다. 대화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최대한 자제하고 절제해야 한다. 이번 기회 아니면 없을 것이라는 조바심 때문에 쉽게 내뱉은 말이 상처가 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가족이 돼서는 곤란하다. 여러 가지 형평상 자주 볼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소중한 존재이기에 더 이해하고 나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행복한 명절이 되고 가족들이 또 보고 싶어지고 만나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내 앞에 있는 자녀들과 조카 등 일가친척들이 어렸을 적의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늘 성장해 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꼰대 소리를 듣지 않도록 조언을 부탁하기 전에 충고하지 않는 기다림의 미덕도 필요하다.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 많이 안다고 해서 지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식은 무엇을 아는 것이라면 지혜는 생각을 하고 헤아리는 것이다. 말하고 싶을 때 참는 것이다. 대상에 있어서도 지식은 사물이라면 지혜는 사람이다. 역지사지의 생각을 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최근 패륜적인 범죄가 많아지고 있다 보니 ‘불효자 방지법’이 발의됐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고도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부모를 상대로 패륜 범죄를 저지를 경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원상 회복의무를 부여하는 일명 ‘불효자 먹튀 방지법’이 발의된 것이다. 이번 법 발의는 효(孝)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더 상기시키고 가족 공동체 복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법 이전에 인륜이고 천륜인 것이다.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하고 나이 들어서는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온전한 삶일 터인데 마음보다는 돈이 앞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로 변한 세상에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일까? 돈이 많든 적든 간에 부모로서 대우받지 못한 이 세태가 참 가슴 아플 뿐이다.

 명절은 가족들끼리 입맛을 맞추는 것이고 입맛은 마음을 맞추는 것이자 문화의 코드, 일상의 추억을 같이하는 것이다. 삶 속에서 힘들고 지친 영혼과 마음을 가족이라는 하나 된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지는 과정이고 행위이다.

 최근 우리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현장에서 자신과는 혈연적으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들을 도운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소개된 적이 있다. 위기에 처한 그 순간 자기 자신의 생명보다는 남을 돕기 위한 그 순고한 행동은 비도덕적 사회로 변하는 우리 사회에 큰 메시지를 전한다고 볼 수 있다. 금속제 사다리가 달린 트럭을 몰고 현장에 도착한 사람, 환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의사와 간호사의 사투가 우리 사회의 희망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고 곤경에 처한 타인을 돕는 사람을 ‘착한 사마리아인’이라고 한다.

 성경 누가복음 10장에 나온 내용으로 강도를 당한 유대인을 제사장 등 동족들은 못 본 채 지나갔는데, 유대인들의 멸시를 받던 사마리아인이 구해줬다는 내용이다. 이 사마리아인은 그를 불쌍히 여겨 가까운 여관으로 데려가 주인에게 돈을 주며 간호를 부탁하면서 돈이 더 들면 돌아올 때 갚겠다 하고 떠났다.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희생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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