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해그림자가 젖은 이마 닦는다
물새 날아오르는 우포늪 서성이다
자박자박 물속으로 걸어간다
바람에 휘감긴 스카프 걷어 내듯이
발목 감는 어둠 털어 낸다
우포늪 왁새* 시집 행간 따라
늪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초사흘 달이 개망초에 숨었다
미루나무 이파리에 머문 바람
사르륵 자갈밭에
물 빠지는 소리로 몸 부빈다
깨물어 뱉은 어둠에 걸려
풀물이 든다
헐거워진 나이
방광이 놀라 눈물 쏟는다
상처입은 몸에게 신호를 보낸다
문명이 주는 혜택에서 사라지는 것들!
늪의 생명 위협하는 덫에 걸려 넘어진다
어둠 속 발광하는 유충 반딧불
자연이 준 선물,
지상에 내린 별빛 속으로 왁새 울음 걸어간다
*배한봉 시집 <우포늪 왁새>
시인 약력
ㆍ자산문학 동인
ㆍ김해문협 회원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