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16 (금)
우포늪 시집 속으로 걷는다
우포늪 시집 속으로 걷는다
  • 박수현
  • 승인 2018.02.26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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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현

박수현

해그림자가 젖은 이마 닦는다

물새 날아오르는 우포늪 서성이다

자박자박 물속으로 걸어간다

바람에 휘감긴 스카프 걷어 내듯이

발목 감는 어둠 털어 낸다

우포늪 왁새* 시집 행간 따라

늪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초사흘 달이 개망초에 숨었다

미루나무 이파리에 머문 바람

사르륵 자갈밭에

물 빠지는 소리로 몸 부빈다

깨물어 뱉은 어둠에 걸려

풀물이 든다

헐거워진 나이

방광이 놀라 눈물 쏟는다

상처입은 몸에게 신호를 보낸다

문명이 주는 혜택에서 사라지는 것들!

늪의 생명 위협하는 덫에 걸려 넘어진다

어둠 속 발광하는 유충 반딧불

자연이 준 선물,

지상에 내린 별빛 속으로 왁새 울음 걸어간다

*배한봉 시집 <우포늪 왁새>

시인 약력

ㆍ자산문학 동인

ㆍ김해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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