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6위ㆍ한국체대)이 토마시 베르디흐(15위ㆍ체코)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장면은 1세트 8번째 게임에서 나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 2천535달러) 3회전 경기에서 정현은 1세트 초반 게임스코어 3-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베르디흐에게 연달아 3게임을 내줘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게다가 정현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40으로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줬다.
포핸드 샷이 네트에 걸렸고, 이어 상대 포핸드 다운더라인에 실점했다.
이어 백핸드 샷이 또 네트를 넘기지 못하면서 0-40이 됐다.
하지만 위기에서 정현은 상대의 실책과 포핸드를 이용한 대각선 공격, 다시 한 번 상대 실책을 묶어 기어이 승부를 듀스로 가져갔다.
듀스에서는 베르디흐의 샷이 모두 라인 밖을 향하면서 정현이 기어이 게임스코어 4-4를 만들어냈다.
정현이 올해 호주오픈 4강 등 지난 시즌에 비해 부쩍 향상된 경기력을 보이는 데는 이런 위기관리 능력이 좋아진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ATP 투어는 브레이크 포인트와 타이브레이크 승률, 3세트 또는 5세트 등 마지막 세트 승률을 더해 위기관리 지수(Under Pressure RatingㆍUPR)를 측정하고 있다.
이 부문에서 정현은 233.2점으로 순위권에 든 93명 가운데 8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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