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범선을 타고 고독의 섬에 당도하면
전원 스위치가 반갑게 손을 끌어당긴다
서로의 침묵에 기댄 채
책들이 줄지어 있는 서가
기다림으로 목이 탄 화초들의 마른기침이
잎 그늘에 숨어 쌔근거리고 있다
육중한 몸만큼 입을 굳게 다문 피아노 곁에
홀로 길을 걷고 있는 벽시계는
허밍으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혼자서 시를 짓는 책상은
천금 같은 금언들을 업었는지
네 다리가 무겁다
반쯤 입 벌려 졸고 있는 창문 틈으로
금빛 옷을 두른 커튼이 허리 춤을 추고 있다
바람도 별빛 품으로 들어가고
어슥해진 밤의 정점으로 달리는
고독의 섬
외로운 마음끼리
달빛 이불을 덮는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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