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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4ㆍ3 추모 분향소 파손 가슴 아프다
창원 4ㆍ3 추모 분향소 파손 가슴 아프다
  • 경남매일
  • 승인 2018.04.0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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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ㆍ3 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70주년이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을 많이 받았다. 70주년이란 특별한 숫자에 의미를 둘 수도 있지만 새 정부 들어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조명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주 4ㆍ3사건 추념식에서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지금까지 제주 4ㆍ3 사건의 비극적 역사는 오래도록 우리의 역사 속에서 숨죽여 왔다. 아직까지 4ㆍ3의 진상은 보수ㆍ진보의 시각에 따라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 앞에 설치됐던 제주 4ㆍ3 70주년 추모 시민분향소를 파손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시민분양소는 천막 여러 군데가 찢겨져 있고 내부도 어지럽혀져 있었다. 의도적으로 새벽 시간대에 분향소를 파손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4ㆍ3 사건을 자기 식으로 해석해 불만을 갖고 이런 소행을 저지른게 분명하다. 넋을 기리는 자리를 파손하는 작태는 환영받을 수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제주 4ㆍ3 추념식이 열리는 4월 3일은 좌익 무장폭동이 개시된 날”이라며 “제주 양민들이 무고한 죽임을 당한 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4ㆍ3 사건을 재조명하고 특별법을 개정할 때 반드시 이 문제도 시정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날을 추모일로 고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에 대해 “홍준표 대표가 4ㆍ3 사건을 좌익준동 사건이라며 철지난 색깔론을 복창했다”며 비판했다. 대표적 정치인의 4ㆍ3 사건 시각이 다르듯 아직 국민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다르다.

 우리 민족의 큰 비극에 대한 책임 소재가 아직까지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 당시 무고하게 생명이 핏빛 동백꽃처럼 꺾인 참혹한 현장은 여전이 제주도민뿐 아니라 국민들의 가슴에 물들여 있다. 4ㆍ3 사건 70주년인 올해, 더욱더 실체적인 진실에 가까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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