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물이 스미는 들길에서
느린 발걸음 디뎌
사방에 깔린 풀꽃을
이리저리 피해서 걷는 사람
옷자락에 쓸려 넘어진 작은 꽃잎
이름을 몰라 불러주지 못하고
애잔한 눈길 흥건히
한 잎 한 잎 그 잎을 추스르면
다행히도 꽃잎은
미안한 마음 덜어주려
말그스레한 웃음 웃고 일어서네
길 옆에 갓 피어난 패랭이꽃
저도 봐 달라며
강아지 맑은 눈빛으로 몸짓을 한다
연두색 바람은
따슨 숨결로 풀잎을 흔들고
물소리 깨어난 도랑엔
개나리꽃빛 햇살이 너울거리네
풀꽃 만발한 들길에
새봄은 지독히도 아름답구나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서정문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문학바탕’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
ㆍ시집 ‘너에게 꽃이다’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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