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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경영 재벌 지배구조 개혁 서둘러야
가족경영 재벌 지배구조 개혁 서둘러야
  • 경남매일
  • 승인 2018.05.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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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던지고 음료수 뿌린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탈법과 비리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파장이 커지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두 딸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사태는 한진그룹 차원을 넘어 재벌들의 세습 경영의 폐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진그룹은 총수 큰딸의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지 3년여 만에 둘째 딸의 갑질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조양호 회장의 사과문 발표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진정성 논란에다 땅콩 회항으로 물러났던 큰딸을 3년 만에 복귀시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수 일가가 상습적으로 고가 물품들을 밀반입해 온 사실을 비롯해 편법과 탈법 경영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10% 안팎의 지분으로 기업을 좌우하는 재벌 총수는 기업의 주인이 아니라 주주들로부터 경영 위탁을 받은 대리인에 불과하다. 외국에도 가족 대기업이 있지만 직접 경영보다는 대주주로서 간접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속세와 증여세의 정상적인 납부로 지분율이 크게 낮아지는 3세와 4세의 경우 대부분 대주주 역할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상속과 증여 과정에서의 탈세와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를 통해 경영권을 세습하고 있다. 전문성 없는 세습 경영으로는 한국경제가 글로벌 시대의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가족 경영체제의 악습을 막기 위한 재벌의 지배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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