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33 (금)
두 명의 용자, 각자의 색으로 전통 계승
두 명의 용자, 각자의 색으로 전통 계승
  • 어태희 기자
  • 승인 2018.05.23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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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지역작가 展

강효진 `옛 가야토기 재현`

손현진 `도자에 현대 접목`

 김해의 지역성과 전통성을 이어나가고 현대적 미감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2명의 작가를 만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5일부터 큐빅하우스 갤러리 4에서 2018년 지역작가 조명 展을 개최한다. 이번 미술관이 주목하는 지역작가는 강효진 작가와 손현진 작가다.

▲ 옛 가야토기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 고심이 가득한 강효진 작가의 작품 `가야인물형토기`.

 강 작가는 옛 가야토기를 재현하고, 손 작가는 전통도자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사한다. 전시제목 `용자勇者`(용감한 사람)에서 알 수 있듯이 전시에는 여러 `용자勇者`가 등장한다.

 강효진 작가의 손에서 재현된 `가마 인물형 토기`에서는 삼국시대 무사의 위엄을 뽐내는 용자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각각 다른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두 작가의 모습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또 다른 모습의 용자를 발견해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전통 기법의 계승`과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관점에서 대조되지만 각자 자신만의 방법과 확고한 예술관으로 지역의 도자 역사를 계승하면서 새로운 흐름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손현진 작가의 작품에는 재치가 넘친다. 흙은 그의 손을 거쳐 삼국시대의 용감한 무사, 익살스런 호랑이, 수줍음을 머금은 새색시, 상상 속 로봇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에게 있어서 흙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펼쳐내는 변화무쌍한 화수분이다.

▲ 분청도자기를 익살스런 호랑이에 접목시켜 재치있는 모습으로 변화시킨 손현진 작가의 작품 `분청호랑이시리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은 열의를 갖고 있는 작가는 아직 흙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마음을 열고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그 작품이 넌지시 건네는 이야기 소리를 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강효진 작가는 대한민국 대한명인 가야토기 명장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재현한 가야토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진품의 가야토기와 비견할만한 그의 작품은 옛 모습을 담아 투박하면서도 흐르는 선 하나 하나가 매끈하고 세련됐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시간의 무게는 평생을 가야토기 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도공의 삶에서 오는 것일까. 그가 흙을 대하는 태도는 흡사 사학자가 과거에 대해 연구하고 기록하는 모습과도 닮아 있기에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도자는 흙에 새겨 놓은 역사의 한 페이지와 같은 무게감을 느끼도록 한다.

 2018년 지역작가 조명전에서는 우수한 도자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도예가로 살아가는 두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를 기획한 홍현경 큐레이터는 "이번 특별전은 우리 지역에서 평범한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두 도예가인 숨은 `용자勇者`가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어 흙으로 빚어낸 또 다른 의미의 용자인 도자작품들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2018년 지역작가 조명전 `흙에서 난 용자勇者` 展은 다음 달 24일까지 이어지며, 전시 관련 문의는 전화(055-340-7007)로 하면 된다.

 같은 시기에 큐빅하우스 갤러리 5, 6에서는 세라믹창작센터 레지던시 상반기 입주작가들의 연구와 고민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 `정신과 시간의 방 Hyperbolic Time Chamber` 展도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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