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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한잔 나도 한잔” 흔들리는 세상에 절주
2018년 06월 12일 (화)
김병기 7618700@kndaily.com
   
▲ 김병기 김해중부경찰서 연지지구대장 경감

 어찌 출근한 얼굴이 인사를 해도 웃지도 않고 자리를 피한다. 행여나 조심스러워 말을 걸지 못하고 있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지났다. 눈치를 보니 얼굴 표정이 변한 것 같아 어디 아픈 곳이 있느냐 조심스레 물었다. 괜찮다 해 다행이지만 술병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당부했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소화도 돕는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처음에 여우로, 늑대로, 돼지로 변함을 알고는 있지만 쉽게 잊고 애써 모른척한다. 처음 술을 접한 시기를 더듬어보니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 하숙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며칠 전 고속도로에서 미리 단속을 예보했는데도 음주운전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거기다 벤츠 음주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음주운전을 근절시키기 위해 처벌수위를 높이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만 지나면 냄비근성 탓인지 금방 잊는다. 고속도로는 높은 속도 등으로 도로에서 단속은 어렵고 보통 진출입로에서 이뤄지는데 호흡에 의한 측정 수치를 믿지 못해 채혈요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교통조사팀에서 근무할 때 경찰종합학교 교육을 가 부산~마산을 관통하는 남해고속도로를 담당하는 6지구대 부대장을 만났다. 본업인 교통조사보다 음주운전 처리가 많아 직원들이 불평을 한다며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많은데 우리 관할인 동김해 진출입로에서만 단속을 하지 말고 양산, 언양 진출입로 등 다른 곳을 좀 해주면 되지 않느냐 건의를 했다. 그때 부대장은 근무자들에게 “고르게 돌아가면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단속을 해라” 하는데도 유독 동김해 진출입로를 선호한다며 참고를 하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 시절 양산, 언양 진출입로는 서너 시간을 단속해도 적발이 어려웠는데 동김해 진출입로는 30분 만에 1∼2건을 적발하다 보니 황금어장이라 장소 선정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했다. 퇴근시간대보다 출근시간대에 고속도로 진입 차량을 상대로 단속을 하다 보면 어제 저녁에 술을 먹은 것은 맞지만 충분히 자고 일어났기에 깬 것 같아서 운전대를 잡았고 억울하다며 유달리 측정 수치를 믿지 못하고 채혈요구 사례가 많았고 결과 수치는 측정 수치보다 높았다.

 객지에서 만나 하숙집에서 정이 든 친구끼리 모여 고등학교 졸업 후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며 주인집 몰래 가져온 소주를 호기롭게 마시고 떠들다가 결국은 취기를 이기지 못한 친구가 고성방가를 하는 바람에 들통나 혼이 났다. 그보다 앞서 고향 밀양에서 국민학교 때 누렇게 익은 보리타작을 할 때면, 사랑방 구석 부글부글 끓는 술통에 보리 짚 빨대로 물방구를 불어 터뜨리며 술을 맛본 것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그때는 밀주를 담그다 면서기들에게 들키면 지서로 불려가 벌금을 해야 했기에 술을 담근 날에는 친구들 사랑방 출입을 금했다.

 지구대 화장실에 기운 술병 그림에 “음주 귀가 비용으로 얼마를 지불하시겠습니까? 음주 후에는 버스ㆍ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합시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내일 출근을 위해 늦은 밤까지 술을 자제할 것이 아니라 내 건강을 위해 절주를 해야 한다. 요즘 들어 굳이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데도 음주운전 적발이 늘어나고 있다. 신호 대기하다 잠든 운전자와 술 마심을 잊고 행패 부린 운전자들이 신고 접수 된다. 소중한 나를 위한 절주에 한 표를 기꺼이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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