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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기 힘들어지고 있는 ‘결혼과 가족’
2018년 06월 18일 (월)
장보철 7618700@kndaily.com
   
▲ 장보철 부산장신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

  필자는 학교에서 교수로 지내면서 가지고 있는 하나의 철학이 있는데, 그것은 매 강의 때마다 가능한 지난 2000년대 이후의 최근 이론과 사례들을 많이 다룬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들이 현대사회와 문화 그리고 교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들로 인해 우리들은 더 많은 아픔과 상처, 소외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과 가족 상담을 강의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가르치기 힘든 과목이 바로 이 과목이라는 사실이다. 결혼과 가족만큼 ‘해체’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문기사를 읽던 중, 눈을 끄는 제목이 있었는데 ‘동거 커플이 정식 부부보다 더욱 행복하다’이다. 물론 그 신문사가 직접 연구 조사한 내용은 아니고, 코넬대 교수가 ‘결혼과 가족 저널’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그 논문의 골자는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하고 있는 커플이 결혼 커플에 비해서 행복감과 자부심이 더 높은데, 그 이유로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의무를 덜 하면서 자기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는 더 투자할 수 있는 자율성 혹은 유연성 때문이라고 한다.


 비단 동거커플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전통적인 결혼에 저항하는 다양한 유형의 결혼 형태가 생기고 있는 것을 목격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 미국의 깅그리치 의원은 개방 결혼을 주장했다는 것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엄연히 정식으로 결혼한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동의하에 다른 여자들과 자유로운 이성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여자도 얼마든지 남편 외에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여기서 동거 커플이 정식 결혼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과 개방 결혼을 이야기하는 마음의 중심에는 바로 ‘나’ 중심의 이기적인 생각이 지배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기적인 생각의 배후에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금의 불편함이나 어려움, 고난, 희생과 책임감 등을 참지 못하고 회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는 의무를 강요하지 않으면 자신과 상대방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 자기의 마음에만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언제든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욕망배설주의, 이런 이기적이고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개인이나 사회는 찰나의 행복과 환희, 기쁨을 맛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불행과 아픔, 허전함, 갈등, 깨진 인간과의 관계만을 남기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희망과 치유는 고통과 상처, 아픔이 함께한다. 즉, 희망과 고통은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안에 묶여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희생과 의무, 육신의 쾌락에 대한 절제, 포기가 없는 결혼과 가족이 과연 얼마 동안이나 유지될 수 있을까. 가정의 달인 5월은 시간이 가면 지나가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양식과 가치관들은 너무나 쉽사리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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