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7:06 (토)
TV조선의 희한한 ‘탐사보도’
TV조선의 희한한 ‘탐사보도’
  • 한용 기자
  • 승인 2018.06.21 22: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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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붓다다? 지옥마케팅의 실체”

편파방송… 왜곡연출 지적 이어져

 지난 20일 TV조선이 방영한 ‘탐사보도 세븐’ “나는 붓다다? 지옥마케팅의 실체” 방송이 편파적으로 왜곡된 연출이란 지적이다.

 TV조선이 ‘새로운 불교’를 자처하는 한 종교단체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며 송출한 이 방송은 접근방식부터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전개했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 방송은 해당 종교단체에서 이탈한 일부 인사들의 주장으로 방송분량이 대부분 채워진데다 반론의 형식도 제대로 된 논리를 배제하고 있어 편파ㆍ왜곡 방송이란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실제 해당 종교단체의 재산문제에 대해서 방송은 “땅 값만 해도 수백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멘트를 내놓으면서도 교단재산의 운영과 관리, 처분행위 등을 제시하고 있는 종단의 교법과 교헌에 대한 설명은 의도적으로 빼 놓고 있다.

 또 교조의 승계문제나 시주, 천도제 등을 이탈한 신도들의 주장만 등장시켜 마치 장사처럼 비하하는 등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을 면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종교의 형이상학적 교학(교리)을 비방자들의 입장에서만 돌출시키고 있어 해당 종단의 신도는 물론 시청자들로부터도 공분을 사고 있다.

 한편, TV조선 ‘세븐’의 경우 탐사보도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은 비단 이번 방송에서만 나온 것도 아니다. 탐사보도는 범죄나 정치부패, 기업비리 등 특정주제를 직접 조사해서 캐내는 형태의 저널리즘이다. 탐사보도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견고한 증거찾기(the search for solid evidence)’다. 기본적으로 탐사보도는 증거를 찾아서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그 증거는 견고해야만 한다. 견고하다는 의미는 다른 증거를 가지고 부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번 TV조선 ‘세븐’에서 정준호 MC는 방송말미에 “시청자들이 판단하라”는 취지로 막을 내린다.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찾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런 TV조선의 탐사보도 형태 때문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최근 ‘탐사보도 세븐’의 보도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민언련은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에서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병실을 멀리서 지켜본 것만으로 방송을 채운 ‘이건희 회장 살아있다? 삼성병원 20층 관찰보고’(2017.11.8.)는 무의미했고, ‘우리가 외면한 원로 스타들’(3/21)은 연예 뉴스에 가까우며, ‘순수익만 60억! 무당이 돈 버는 법’(1/24)은 평가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폄하했다.

 이 외에도 민언련은 “지난해 9월 6일 방송된 ‘임지현 입북 미스터리 남편 입을 열다’와 3월 7일 방송된 ‘2018년 오늘, 대한민국에 숨어든 북한 암살조!’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권력’을 견제ㆍ감시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언론시민단체다. 민언련이 TV조선 ‘탐사보도 세븐’을 이처럼 비판한 배경에는 특정언론의 보도를 폄하할 의도가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의 수준을 전문가적 시각에서 평가한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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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자수 2018-06-26 21:38:01
객관적인 시각으로 작성한 기사에 찬사를 보냅니다.
진실은 언제가는 드러나게 되어있고..
시간이 가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니..
"선인선과 악인악과"가 진리입니다.
TV조선 탐사보도 역시 역사적 진실 앞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경남일보만세 2018-06-26 15:01:57
공정한 언론이 되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