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0:34 (토)
性 문제로 얼룩져가는 군인정신
性 문제로 얼룩져가는 군인정신
  • 김중걸 기자
  • 승인 2018.07.09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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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ㆍ육군 잇단 성추문
  • 해군ㆍ육군 잇단 성추문
  • 국방부 뒤늦은 TF 설치
  • “병영 문화 개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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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장성의 성폭행에 이어 육군장성도 부하 여군에게 성추행을 한 혐의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군대는 ‘미투운동’의 사각지대인가?’ 해군장성의 성폭행에 이어 육군장성도 부하 여군에게 성추행을 한 혐의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육군 39사단 소속 모 부대 A중위(24)가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경남도내 한 아파트 주변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강제 추행치상)로 조사를 받고 있어 군의 성인지와 성의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파해여성은 저항하다 넘어지면서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중위는 이어 아파트 1층 방충망을 뜯고 침입하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기척을 느끼고 도주한 A중위는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 해당 아파트 뒤편 공터애서 10대 학생들과 시비를 벌이다 서로 폭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중위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붙잡힌 뒤 헌병대에 인계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군은 A중위가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불구속상태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며 혐의가 인정되면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A중위 사건에 앞서 군 지휘관들이 권력관계를 이용한 철 없는 행동이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는 군 기강의 해이는 물론 우리 국군의 전투력 마저 의심케 하는 일대 사건으로 군개혁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육군은 9일 “육군은 모부대 장성 B씨가 지난 3월께 부하여군을 성추행한 행위가 일부 확인돼 정식으로 수사 전환을 했으며 오늘 보직해임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준장인 B장성은 서울 근교 모 사단의 사단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B장성이 여군의 손을 만지는 성추행 행위가 확인돼 정식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B장성은 피해여군에게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의한 다음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에 태워 서을로 나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조사결과 이후 부대로 복귀하던 중 오후 10시께 피해자에게 손을 보여 달라고 요구해 손을 만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이 심리학 공부를 했는데 심리학 분야 중에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의 관계를 알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를 한 육군중앙수사단의 관계자는 “저녁 식사 중 와인을 시켰는데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고 했다”며 “음주가 많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B장성이 올해 3월 부하 여군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가 시작됐다,사건접수 즉시 육군은 지휘계통을 통해 즉각 김용우 참모총장에게 보고를 했다.

 김 총장은 해당 지휘관의 행위가 엄중하다고 판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즉각 보고를 했다.

 송 장관은 육군 중앙수사단에 직접 조사를 지시하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지시했다.

 육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에 대해서는 사건 인지 즉시 휴가 등 가해자와 분리조치를 했고 2차 피해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육군 중앙수사단은 B장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명의 피해여군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하던 중 최종적으로 3명의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피해여군들은 차안에서, 사무실에서 손, 손과 다리를 만졌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해군 준장의 부하 성폭행 사건도 육군 장성의 사건과 유사해 충격이다.

 당시 문제의 해군 장성은 음주 후 다른 장소에서 술을 마시던 부하여군을 불러내 그녀의 숙소까지 가서 추가로 술을 마신 상태에서 만취하자 성폭행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초에는 육군 헌병단 소속 영관급 장교 2명이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군 2명을 각각 성희롱하는 등 군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내 성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 2013년 32건, 2014년 47건, 2015년 48건, 2016년 6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군내에서의 현상은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적 병영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올해 들어 ‘미투운동’의 영향을 받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성범죄 특별대책 TF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지난 2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성희롱 15건, 강제추행 11건, 준강간 2건, 인권침해 1건 등 29건의 성범죄 사건이 접수됐다.

 이중 상급자에 의한 성폭력은 20건으로 군은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 행위 근절을 위해 여군보호를 위한 전담조직 편성과 성폭력 전담수사관 보강, 성폭력 징계기준 강화 등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TF활동 종료 이후 군내 성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송영무 장관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 4일 ‘긴급 공직기간 점검회의’를 열고 해군 장성 성폭행 사건을 비롯한 고위급 장교에 의한 성폭력을 강하게 질타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남성 중심적인 병영문화애서 성폭력을 당한 여군이 피해신고를 하기에는 어려운 분위기도 있다”며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 여군이 불이익 없이 신고할 수 있는 문화 정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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