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종
노을빛 이불 한 조각 덮고
몸 풀려 드러누운 바다가
난산으로 쏟아 놓은 조개들을 핥고 있다
생명 있는 모든 것에는 새끼를 어루만지는 母情이 있듯
어미 젖을 무느라 쫑긋 입을 여는 신생들
곰살맞게 쓰다듬는 해풍으로
찰랑한 걸음마는 시작된다
주야로 제 몸 움직여
불어 터진 젖 줄기 짜내는 짙푸른 눈물 너머에는
아직도 물속에 잠기지 못한 채
해안선 따라
보법만 길게 늘여 가고 있는 내가 보인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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