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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조 남북단일팀 ‘초읽기’
한국 체조 남북단일팀 ‘초읽기’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9.2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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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금메달리스트 김한솔과 여자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 북한의 여자 마루운동 챔피언 김수정(왼쪽부터). 연합뉴스

내달 세계선수권대회서 논의

 대한체조협회가 다음 달 열리는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본격 논의한다고 밝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북측 체조인들과 코리아컵 체조 대회 참가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 체조협회 관계자들은 다음 달 25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는 제48회 국제체조연맹(FIG)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구체적으로 남북 단일팀에 대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이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적극 협력키로 함에 따라 체조도 단일팀 구성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도쿄올림픽 남녀 단체전에 출전하는 국가를 24개국으로 줄인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올림픽 단체전 무대를 밟을 남녀 12개 나라가 결정된다.

 애초 체조협회는 북측 선수들을 초청해 오는 11월 14일부터 제주도에서 제3회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 직후 열리는 대회에 세계 우수선수들과 북측 선수들이 출전에 난색을 보였고, FIG의 국제대회 승인 또한 지연되자 체조협회는 이번에 예정됐던 코리아컵을 내년 상반기에 열기로 합의, 10월 초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의결할 참이다.

 탁구, 유도 등 여러 종목이 세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남북단일팀 구성에 나선 가운데 육상, 수영과 더불어 기초 종목의 바탕을 이루는 체조의 남북단일팀 구성은 큰 상징성을 띤다. 남북 모두 육상과 수영에서 세계와 큰 격차를 보이지만, 체조에서만큼은 세계에서 통할만한 선수가 많다. 우리나라의 김한솔(23ㆍ서울시청)과 여서정(16ㆍ경기체고), 북한의 김수정(18)은 이번 아시안게임 마루운동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뽐내며 한반도의 파워를 보여줬다.

 남북 체조인들은 자국 소속 선수들로만 단체팀을 꾸려선 올림픽 메달에 근접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결국,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노려야 하는 만큼 남북 체조관계자들이 단일팀을 구성한다면 선수 구성 비율의 이견을 좁히는 쪽으로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FIG 역시 남북 체조 교류에 공감을 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조만간 위원으로 선출되는 와타나베 모리나리 FIG 회장이 종종 북한을 방문해 남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달 초에도 평양을 찾아 북측 체조인들과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고 한국 협회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협회 한 관계자는 “내년 1월 평양에서 FIG 회장단 회의가 열린다”며 “북측 선수들의 내년 열리는 코리아컵 출전과 지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측 기계ㆍ리듬체조 선수들이 오는 2019년과 2020년 코리아컵 대회에 잇달아 참가한다면 단일팀 구성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코리아컵 대회 성적이 단일팀 구성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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