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의 넋두리에
나는 은유를 휘젓는다
젓가락 장단 끝에 매달린 풍성한 상차림은
장돌뱅이 빈정대는 한낮을 주문한다
석공들의 다듬질 소리는 해종일
빨래판을 두드리고
일가를 거느린 넝마의 잦은 손놀림에
낙엽들은 눈먼 거리를 쓸어 담는다
어설픈 빗방울이 마중을 하고
길들여진 하루살이는
우려낸 허드렛물로 하수구를 씻어낸다
요염하게 차려놓은 한 끼 식사에
날개를 펼친 미물들이 자유롭게 넘나든다
역겨움에 지친 느티나무 그림자는
불효한 산지기가 되어 바람을 저어한다
투박한 잔 속에 얼굴 붉힌 좁쌀 덩어리가
허기진 뱃속을 훤히 꿰뚫는다
시인 약력
ㆍ‘문학예술’ 등단
ㆍ김해문협 회원
ㆍ시집 ‘국산 푸성귀’ㆍ‘괄호 밖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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