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23:13 (일)
800년 만에 개방 팔만대장경 `성보`로 우뚝하길
800년 만에 개방 팔만대장경 `성보`로 우뚝하길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6.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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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경판전 내부 순례로 성보로 자래매김 계기되길"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800년 만에 일반인에게 최초로 개방된다.

오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시행된다. 매주 토ㆍ일요일 각각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이틀 동안 장경판전 내부를 공개한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사람에 한하며 문화재 훼손 방지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1회 입장 인원은 10명 이상에서 20명 이하로 제한된다.

문화재 보호와 안전 유지를 위해 초등학생 미만인 유아는 참배할 수 없다. 한 사람이 다수의 인원을 신청하지 못한다. 한 번에 1명씩만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불편하지만 습도와 대류 등에 민감한 목판인 대장경의 보존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다.

신청은 지난 5일부터 해인사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매주 신청 마감은 월요일 12시이며 참가대상자는 오후에 문자로 통보를 한다.

해인사의 장경판전 내부 일반 공개는 파격적이다. 그동안 해인사는 법회 등을 통해 몇몇 불자들이 팔만대장경을 친견한 사례를 더러 있었다. 일반에게 전면 개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해인사는 지난 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만대장경이 봉안돼있는 장경판전 내부 순례 프로그램 운영을 소개했다. 해인사 총무 진각스님은 "팔만대장경 조성을 통해 국민통합과 국난을 극복하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의 `호국애민` 정신을 되새겨,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프로그램 운영 배경을 밝혔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고려 대몽항쟁기 초초대장경판이 소실되자 국난극복을 염원하며 조성된 경판이다. 목판으로 조성된 경판은 8만여 개에 달한다,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이 수록됐다고 해서 팔만대장경으로 불리고 있다.

팔만대장경은 80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국보 지정에 이어 1995년 유네스코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어 2007년 팔만대장경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문화재적 가치와 우수성이 입증됐다.

해인사는 현응 주지 스님 부임한 이후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법보이자 세계문화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팔만대장경의 문화재적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내부 논의를 수차 해왔다고 한다. 해인사는 신라 의상대사의 법손인 손응, 이엉 두 스님이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802년)에 왕과 왕후의 도움을 창건됐다. 한국의 3보사찰 중 법보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사찰인 해인사는 이번 팔만대장경 일반 공개로 바다가 모든 만물을 차별 없이 비추는 `해인삼매`(海印三昧)의 수행정신과 부처님의 위신력을 널리 알리게 됐다. 해인사의 이번 결정에 경의를 보낸다. 법정스님이 "팔만대장경 잘 보셨습니까"라고 관광객에게 묻자 "아, 그 빨래판 같은 것"이라고 했던 무지가 이번 장경판전 순례로 우리 문화재가 `성보`(聖寶)로 자리매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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