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3:38 (일)
없는 것 시리즈32… `부ㆍ울 모태` 경남도, 이웃사촌 없다
없는 것 시리즈32… `부ㆍ울 모태` 경남도, 이웃사촌 없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1.12.05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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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광역행정기구 등 경남 소재가 원칙
그렇잖다면 차기 지사에게 맡겨야
메가시티 블랙홀 부산 화수분 우려
균형발전이라면 경남도 축이 합당

 경남도와 부산ㆍ울산 등 3개 시도를 하나의 광역생활경제권으로 묶는 `부ㆍ울ㆍ경 메가시티` 구축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행정구역 통합에 있다. 김경수 전 도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으로 재수감돼 경남도지사직을 박탈당하기 전, 지난 1월 도의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후, 정부와 집권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내년 대선 전 설치를 목표로 서두는 느낌이었다.

 민선 7기 부ㆍ울ㆍ경 광역단체장과 경남도 등 광역의회마저 민주당이 싹쓸이하면서다. 하지만 부산시장 성추행 낙마, 댓글 여론조작으로 경남지사직 박탈, 울산시장 선거법 혐의 등 민주당 출신 지방정부 균열 후로는 논란이 잦다.

 내년 대선과 여야 이견 등 정치지형 급변으로 3개 시ㆍ도가 공동 설치하는 최초의 광역행정기구인 특별지자체 출범을 서둘지만 청사 소재지역 지정도 쉽지 않다. 메가시티가 행정구역 통폐합을 지향한다는 현실에도 도내 시ㆍ군과 기초의회를 상대로 한 간담회는커녕, 일언반구도 않고 배제시켜 휴화산을 잉태시키기 때문이다. 이어 경남도정이 도민희생으로 부산현안을 해결해 준 정치자산 확보 도정이란 논란도 낳았다. 이 때문에 도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란 주장이 제기되고 메가시티 반대 현수막까지 나붙었다. 여기에는 경남도와 분리 후, 정부지원정책과 현안을 도민피해를 전제로 한 부산이익 우선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부산은 경남을 친구 또는 형제간이라 했다. 이 말에는 전제가 있다. 부산식수원 경남지역 취수원 개발이나 공항, 항만, 경남 땅 부산편입 등 부산현안을 위한 `립 서비스` 차원이었다. 진주 남강댐 물 부산공급을 위해 경남출신 부산 언론사 K회장이 경남 경제계인사를 초대한 골프회동, 100% 경남해역(진해)을 부산 신(新)항으로 명명토록 해 도민 염장을 짓누르고도 그랬다.

 현 정부 출범 후, 부ㆍ울ㆍ경이 함께한다지만 경남(진해)해역의 부산항 화, 용역 결과 밀양 우위에도 나쁜 선례를 남긴 부산가덕도 공항지정, 도민 동의도 않고 부산식수원 경남취수원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소송전은 경남해역을 두고 부산항이란 발상자체가 난센스다. 형제는커녕, 이웃사촌도 없었다. 이 같은 갈등은 1963년 경남도에서 직할시, 부산광역시 승격을 계기로 김해, 기장 땅 편입 등 이익만을 고집하는 지역 이기주의(地域利己主義)가 원인이다.

 물론 부산의 집단화된 정치력과 달리, 경남도는 18개 시ㆍ군의 목소리가 이해를 달리하면서 경남 모래성이 원인이란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부산현안 해결이 도민 피해 또는 경남발전 동력상실로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높다.

 또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균형발전이라지만 지역행정(경남)과 도시행정(부산)간 융합은 교육ㆍ유통ㆍ서비스 등 제반 산업의 부산빨대를 감안해야 한다. 부산을 축으로 한 메가시티를 두고 `메가시티 블랙홀` 또는 `부산 화수분`이란 학계 의료계 등 목소리는 부산변방 고착화를 우려해서다. 따라서 집권여당이 원하는 메가시티라면 경남거점화를 위해 광역행정기구의 소재지 및 초대 집행기관장 및 연합의회 의장의 경남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그 대표성은 발전 동력인 면적과 부산ㆍ 울산 본향(本鄕)인 인구 350만 명인 경남에 있다.

 지역이기에 집착하는 우리와 달리, 정치ㆍ생활ㆍ경제로 연결된 거대도시 파리ㆍ런던ㆍ도쿄ㆍ뉴욕 등과 같이 낙수효과로 공동의 번영을 꾀한 메가시티와는 결이 다른 그림이다. 따라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지 않으려면 부산 울산 등 인프라도 부족한 도시권보다 도내 소멸지구를 감안, 균형발전에 부합해야 한다. 그렇잖다면, `대선 후, 차기 도지사 선출 후 추진`을 도민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부산ㆍ울산 모태(母胎)이며 숙주(宿主)인 경남도를 중심으로 하는 메가시티가 `답`이다. 이게 "우리가 남이가"라며 부산이 그렇게 원한 이웃사촌(四寸)이 이웃사촌(死寸)이 되지 않도록 절제와 지혜, 배려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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