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0:36 (일)
안전한 일상, 감사한 마음을 품자
안전한 일상, 감사한 마음을 품자
  • 김주숙
  • 승인 2022.08.30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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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용의 출현` 전쟁 승리 발단은
장군뿐 아닌 배 밑 노꾼 노력 합작
일제 해방 후 순국 선열 감사 사라져
순국선열 기억ㆍ존경심 잊지 않아야
김주숙 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장
김주숙 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장

얼마 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한산:용의 출현`을 보았다.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이후 잠잠해진 영화계가 다시 살아나는 듯한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로 어차피 이순신 장군이 이긴다는 결과를 뻔히 알고 있는 데도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이순신 장군이란 영웅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일본과의 싸움에서 우리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영화였다.

영화에서 조선 수군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리를 이끌어 내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멋지고 웅장하게 그려졌다. 이순신 장군 역의 배우 `박해일` 또한 이순신 장군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극 중 연기 속에 잘 녹여낸 것 같아 영화에 좀 더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이순신 장군의 모습도 인상이 깊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뇌리에 박힌 장면이 또 있었다. 바로 배 아래 칸에서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 많은 노꾼들의 모습이었다. 상급자의 지휘에 따라 배의 방향과 속도를 작전에 맞추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를 젓고 있는 노꾼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이 나라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아 보지도 못했을 사람들이 자기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열심히 나라를 지키기는 모습에 그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배 위에서 열심히 전투에 임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배 밑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기에 이순신 장군이 일본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침략위기에 놓인 조선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은 전투 후 조정에 결과를 보고할 때 자신의 공로보다는 고생한 부하와 함께 싸운 병사들의 공로를 쓰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고 한다. 혼자의 공적이 아닌 모든 이들과 함께한 공적이란 것을 강조했다니 그만큼 이순신 장군의 리더쉽이 출중했다는 것과 동시에 인품까지도 훌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한산:용의 출현` 속에서 이순신 장군이 어려운 여건에서 전투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가족과의 이별에도 아랑곳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순국선열들의 모습이 이순신 장군과 겹쳐 보였다. 또 나라를 잃고 일제의 핍박 아래서 힘들고 어려운 삶을 지탱하지만, 본인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지원했을 알려지지 않은 많은 국민들은 거북선과 판옥선 아래 칸에서 알아주는 사람들도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끈 노꾼들과 닮아서인 것 같다.

김구,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수 많은 순국선열들의 노력과 3ㆍ1운동 당시 온 마음으로 만세를 함께 부르던 하나 된, 알려지지 않은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져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지난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경제적ㆍ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진 현대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 시대의 어려움을 또 선열들에 대한 고마움을 진심으로 공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의 아픈 역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일상은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위기를 구해내기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덕분이다. 그분들이 안 계셨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을 수도 있었다. 지금껏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의 일상이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에게 안락한 현재의 일상을 살 수 있도록 해주신 선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3ㆍ1절, 6ㆍ25전쟁, 광복절 등 특정일에만 그분들을 생각할 게 아니라 항상 우리 마음에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억과 감사를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선열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뜨거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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