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2:40 (월)
경남 국립공원 1호 지리산ㆍ해상국립공원이 있다. 
경남 국립공원 1호 지리산ㆍ해상국립공원이 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3.03.05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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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지사 경남 `보물` 큰 그림 그리기 
지리산 한려 해상 연계한 관광산업 추진 
광역단체 중 산ㆍ바다 국립공원 2곳 경남 
지리산 케이블카 추진 정쟁 아닌 숙의로
경남 관광산업 세계화로 미래 활짝 열기
대기자 · 칼럼니스트

`금은 진흙 속에 있어도 금이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지혜로운 눈에 띈 금은 언제든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얘기다. 경남도는 그 금을 캐려 한다. 전 정권에 파죽임을 당한 원전과 방산이 날개를 달았고 우주항공은 경남을 넘어 국가 동력이 될 것이다. 

조선과 기계산업도 호황세다. 국가 동력의 메카 경남은 산업 입국 못지않은 관광 보고(寶庫)이다. 그 보고를 캐기 위해 `굴뚝 없는 산업, 관광`의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박완수 도지사는 `경남 미래`를 위해 없는 그림도 그려야 하는 게 지도자인데 경남의 큰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논란도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이다. 

산과 바다 비경 등 광역단체 중 2곳의 국립공원을 간직한 곳은 경남뿐이다. 지난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남한대륙의 최고봉 산청군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한다. 또 통영을 기점으로 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지난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거제해금강, 통영, 사천, 남해대교 등 6개 지구 전체 면적 545.627㎢ 중해상면적 72%에는 비경이 가득하다. 박 도지사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 해상 및 산악관광의 비경을 캐려 한다. 또 연계한 관광 산업화를 그리기에 고심을 거듭한다. 환경보존을 위한 대책도 논의되는 만큼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옳지 않다. 

덧붙인다면 경남은 전국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스토리 천국이다. 통영의 경우, 이를 기념비적으로 흔적만 남겨 놓아서는 안 된다. 안네의 일기를 훔쳐봐서인지 1975년 암스테르담 여행 당시, 안네가 요즘 세상에 살았다면 자기개발서 10권은 족히 썼을 만큼의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통영도 이를 살려야 한다. 흔적만 스쳐도 자원화 세상인데 백석이 통영 아가씨에 반해 찾았다 거부당해 털썩 주저앉은 계단은 물론, 박경리, 윤이상, 김춘수, 유치환, 전혁림, 이중섭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예술가들의 작품 모티브가 된 아름다운 바다의 땅 통영. 그들이 사랑한 바다와 산 그리고 골목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찾아 엮은 종합관도 요구된다. 역사, 문화예술의 향기가 진한 도시, 중요무형문화재 종목만 아홉이고 음식 문화 또한 놀랍다. 

사천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낙화 이형기 시인의 고향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라고 해 붙여진 이름 지리산(智異山), 그 지리산에는 빼어난 비경도 그렇지만 남북 이데올로기 대립의 현장이며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1호이다. 

그 지리산에 박완수 도지사는 케이블카 설치를 주문하고 나섰다. 지리산은 경남ㆍ전북ㆍ 등 3개 도에 경남의 산청, 함양, 하동군과 전라도의 구례, 남원 등 5개 시ㆍ군이 연계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결실을 함께 누리는 대안도 제시돼야 한다. 한때, 산청 케이블카 설치, 하동군의 산악열차 설치 계획 등에 환경단체가 반발했지만 이젠 이 또한 숙의(熟議)가 아니라 정쟁(政爭)에 긴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지리산에는 이병주 소설이 살아 있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은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탁월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공간,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립, 6ㆍ25동란, 정부 수립 등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의 개인적 체험은 한 지식인으로서 누구보다 우리 역사와 민족의 비극에 고뇌하게 했고 지리산은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동력이 되었다. 

역사성 짙은 대하소설 등 지리산과 함께 한 그의 작품은 개화기에서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100년, 한 세기에 걸친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를 두고 `소설로 읽는 한국 현대사`라 명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진흙 속의 금이 아닌,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없는 것 말고는 다 있다`라는 명산이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한려해상국립공원도 있다. 이를 갈고닦아야 한다. 스위스, 중국의 케이블카 설치 등은 환경파괴가 아닌 보전으로 세계 유수의 관광지로 자원화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경남도는 자연과 인간 공존의 환경을 위해서라도 이들 지역의 자원화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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