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3:59 (일)
국뽕 코드 이대로 좋은가
국뽕 코드 이대로 좋은가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4.03 2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아 경남매일 문화부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충격은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큰 변화 가운데 커뮤니티 활성화와 인터넷 쇼핑 대중화, 유튜브 확산이 눈에 띈다. 농촌 촌부도 쿠팡에서 세제를 주문하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검색한다. 그런데 유튜브 확산에 편승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국뽕`문화다.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국수주의 민족주의가 심해져, 타민족에는 배타적이고 자국만을 최고라고 여기는 행위나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국뽕이란 단어는 2012년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국 통신사 기자의 질문에서 유래됐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는 일파만파 퍼지며 국뽕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되는데 일조했다. 

유튜브를 통해 생성되는 국뽕 콘텐츠는 한국의 군사력, 경제성장 속도, 역사, 스포츠, 전통문화 등 다양한 영역을 주제로 생성되고 있다. 일례로 군사력에 관한 콘텐츠의 경우 실제 증거 자료나 공식 뉴스 기사도 없이 마구잡이로 생산되고 있다.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정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나,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방송과 글이 무작위로 생성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스포츠 스타 손흥민의 활동을 통해 팬심이 충족되고 애국심이 고취되는 것은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고무적이나, 타 국가의 스포츠 스타와의 비교, 비판 등을 곁들여 부작용을 낳는 사례가 많다. 비현실적인 역사관과 가짜 뉴스로 인해 순간적인 만족감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 현실에 대해 객관적 판단 기준이 무너지는 것은 실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국뽕 콘텐츠의 남발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많은 유튜버가 조회 수를 위해 국뽕 코드에 탑승하고 있다. 정보전달 매체의 역할은 개인 유튜버에게는 매우 힘들고, 한계가 존재한다. 매 콘텐츠마다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조달하는 것과 조회 수를 올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으로, 이들은 더욱더 자극적이고 주제를 이어가기 쉬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허무맹랑한 한국사 미화에 열광하는 네티즌이 있기에 국뽕 유튜버 방송이 양산되고 국뽕 채널이 계속 업로드되며 조회수를 올리는, 그야말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가 양산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국가 자긍심에 도취하기를 원하는가? 자국 문화와 정치, 외교가 타국보다 위대하다는 이념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한반도의 분단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도발의 액션을 지속해서 취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 경기침체는 사회 불안감을 조성하고, 우리 사회의 활력과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다. 세계역사를 되짚어보면 위기의 시기에는 공공의 적이 등장한다. 그것이 우리 문화를 도둑질하려 하는 국가나,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타 문화 등으로 모습이 바꾸었을 뿐 우리는 막연히나마 똘똘 뭉칠 이유를 찾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 바로 허무맹랑한 유튜브를 생성하는 유튜버다. 초등교육 때 배운 `공정함`에 대한 기준이 짓밟힌 편파적 시각의 콘텐츠에 수많은 네티즌이 열광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주제가 지속적으로 주입되며, 하나의 사상으로 뿌리내리는 것이다. 한 국가에 살되, 자국 우월주의의 정치 경제 문화 사상이 뿌리내린 우리의 가족과 친구와 동료가 함께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뽕 코드`를 가려내고 가치 없는 콘텐츠에 휘둘리지 않는 가치 정립이 대한민국을 건전하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