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42 (일)
당당하지 못한 도의회, 도민 낯 깎아야 쓰겠는가
당당하지 못한 도의회, 도민 낯 깎아야 쓰겠는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3.04.23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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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의장 직권 3인 지명이 실마리 된 상복 농성
상복 입은 의원 정신으로 적극적 의정활동을
당당한 의정활동이라면 신변잡기 챙겨선 안 돼
도의회 직원 채용 부산 실세 작용설, 일파만파
부산 6급 경남에선 4급 채용, `도민 물로 보나`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지난해 7월 5일 개원한 경남도의회 출발은 상큼했다. 특정한 인물의 지원설이 의회를 뒤덮고 휘감아 뒷말을 남긴 의장선출에서부터 상복 농성까지는 그랬다.

도토리 키를 재듯, 올망졸망함보다는 말도 많고 탈이 많아도 언로가 틔어 경남도민을 상큼하게 한 개원이었다. 업자를 앉혀 놓고 관련 기관 직원을 불러 `압력을 넣고 뜻대로 되지 않자 승진 및 보직 배제`를 호통친 그런 도의회가 아닐 것이란 기대감을 남겼다. 대표적인 게 말이 필요치 않은 상복 농성이다. 상복만으로도 태산을 흔들었고 경남도민의 마음을 옥죄게 했다. 또 여타 의원들도 옳고 그름에 앞서 상복 농성의 깊은 뜻을 되새겨야 했다. 상복은 죽음을 뜻한다. 그만큼 도의회 운영이 올곧지 않다는 것의 참고 증거다. 이를 기회로 도민들은 당당한 의회 운영을 기대했었다.

상복 농성도 본류를 뒤쫓아가면 `경남도의회 의장`이 자리한다. 물론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청문 안건이 밤새 안녕이어서 전날의 기류가 도적질 당하듯 뒤바뀐 것이 이유이다. 하지만 의장이 직권으로 지명한 `경남개발공사 사장` 추천위원 3인 지명에서 비롯됐다. 차ㆍ포 떼고 장기 둔다는 말은 있지만, 추천위원 5명 중 의장이 직권 지명한 3명의 지ㆍ학연 등을 고려할 때 이해충돌방지법 논란이 제기됐다. 웃기는 줄거리는 추천위원 7명 중 2명을 배제하면서도 정작 이해충돌방지법이 제기된 의장 지명 3인은 참여토록 해 임원 추천위원장의 업무방해 여부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차와 포를 떼고 장기를 두려면 다른 무언가가 차의 역할과 포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럴 테면 마가 마의 기능을 하고 차의 빈자리도 메꾸어야 한다.

혹은 모두가 나누어서 그 빈자리를 메꾸어야 한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그 때문에, 뒷말이 무성하지 않았겠는가. 가장 겁나는 것은 멀쩡한 차와 포를 떼고도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차 포를 가지고 이길 생각을 하는 게 먼저이지 않겠는가.

이게 실마리가 된 때문에 김해 출신 서희봉 경남도의원이 `경남도의회가 죽었다`란 손팻말을 들고 상복 농성을 벌인 것이 아니겠는가?.

경남도의회 건설 소방위원회가 진행한 경남개발공사 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에 대해 2022년 9월 20일 `적합` 의견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채택한 데 따라 `옳지 않은 결론`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하룻밤 새 무슨 거래가 오갔는지 몰라도 `적합`으로 다수의 표가 모였고 검토보고서는 채택됐다"라면서 "경남도의회는 의회가 가진 본연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 문제를 소상히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았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동이 있었기에 도민들은 기대했었다.

또 지난 20일 제403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경남도의회 의원 소송비용 지원에 관한 조례안` 수정안을 꼼수로 보고 있다. 면책, 혈세 낭비 논란에도 당당하다면 원안을 반영하지 엎어치나 매치나 마찬가지란 지적이다. 전문위원의 평을 덧붙이고 타 지자체 사례를 예로 들었지만, 그렇게 훌륭한 조례라면 전국 지자체는 다들 무엇 하고 있는지를 되묻고 싶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빗댄 궁색한 변명은 쪽팔리지도 않는지를 묻는다. 사심 없는 당당한 의정활동보다 신변잡기를 우려해서야 쓰겠는가.

도민들은 의정활동이 당당하길 바라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변죽 울리는 건 진절머리이다. 밀양공항이 용역 결과 가덕도보다 나은 것에도 `가덕도 정치공항` 탄생을 바로 본 지난 의정활동에 무용론이 제기되지 않았든가.

한편에서 보면 경남도의회는 지방시대를 맞은 것 같다. 의원들의 신변 챙기기가 그렇고 질의나 발언을 위한 발언 등이 그러하다. 윽박지르는 질의가 아닌 토론의 장이라면 가능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유념한 의정활동으로 도민 박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옳고 그름에 앞서 당당하지 못하다는 것은 국민 손가락질 1위인 국회의원을 쏙 빼닮으려 한다는 것에서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이 있는데 도의회는 `왜`라고 한다면, 지방의회 출발선인 무보수 명예직인 초심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일을 꼬이게 만드는 특정한 지구 현장 활동에도 눈길이 곱지 않았다. 경남도의회를 휘감는 또 다른 사안은 직원 채용 후폭풍이다. 부산 6급→ 경남 4급 채용을 두고 인사 코미디란 말이 나온다. 부산 출신 실세 정치인 거론 등이 진의 왜곡이라 해도 도민과 경남 공무원들은 "경남 낯깎이게 해서야 쓰겠느냐"며 냉소적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경남발전을 위해 가성비 높은 경남도의회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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