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9:26 (일)
윤 대통령에 직언하는 참모 절실해
윤 대통령에 직언하는 참모 절실해
  • 이태균
  • 승인 2023.05.09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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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윤 대통령이 달변이고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익히 대통령의 연설이나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대한민국 제일 큰 일꾼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가경영과 국민에게 봉사함에 있어 언어는 항상 정제되어야 한다. 특히 외교와 안보 분야 발언은 국제적으로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하며, 주변 국가와의 마찰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할 때마다 설화에 시달리고 있는데, 지난달 25일 방미에 앞서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을 두고 야당인 민주당과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를 해명한답시고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사실을 왜곡하는 변명을 하려다 인터뷰한 기자가 반론을 제기하며 녹취록을 공개해 윤 대통령의 발언의 주어가 일본이 아닌 윤 대통령 자신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바 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에 몸에 밴 직설적인 화법 때문인지 아직도 외교적인 언어 구사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외교관들은 국제사회나 상대 국가에 대한 발언 시에는 `이현령 비현령`으로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말은 하지만 상대 국가 감정도 상하지 않고 논쟁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에서 외교 문제를 총괄하는 수석비서관이나 참모가 이점에 대해서 자신의 직을 걸고서라도 대통령의 용어선택이 변화될수 있도록 직언을 서슴지 말아야 할 것이다.

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의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마도 과거사 문제로 한-일간의 미래를 발목 잡아선 안 된다는 취지였을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발언이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윤 대통령을 `일본의 대변인`으로 비판하며 친일 프레임을 씌우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깎아내리려는 야당의 공격은 참으로 구태의연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참모들이 사전에 대통령과 충분한 소통을 해서 문제가 될 만한 용어를 변경하거나 발언 이후라면 오해가 없도록 기자들에게도 보충 설명을 잘해야 한다. 이러한 실수는 대통령실 참모들의 판단력이 부족하거나, 대통령 말에 참모들이 의견을 표현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1주년이 된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을 잘하는 것이 있음에도 이러한 말실수가 거듭되어 지지율도 저조하고 국민들과 야당의 비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ㆍ안보분야 뿐만 아니라 미 의회 연설에 나선 윤 대통령은 시종 자신감이 넘쳤다. 영어로 진행된 윤 대통령의 상ㆍ하원 의회 연설은 많은 박수를 받으면서 우리 대통령이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더불어 국빈 만찬장에서 윤 대통령은 멋진 노래 실력도 발휘해 바이든 대통령의 찬사까지 받으며 한ㆍ미 정상의 친교를 다지기도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두고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아쉬운 부분이 있음은 대통령실은 귀담아 듣기 바란다. 야당도 잘한 것은 박수 쳐주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정중히 대통령실과 정부에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순리며, 야당이 억지로 방미성과를 깎아내리려 해도 우리국민들의 높은 정치적 안목 때문에 통하지 않을 것이며, 세상사는 다 함께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정치적으로 대통령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해도 민생문제만 잘 챙기면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을 것이다. 현재 국민들은 전세사기와 고물가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고물가로 인한 민생고는 꽤 오래갈 것 같다. 정부가 전기ㆍ가스 요금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많은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요금인상은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민생과 물가를 잡고 경제 살리기에 국정동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는 자신의 직을 걸고서라도 대통령의 외교적인 발언과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직언을 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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