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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전사자를 기억하며
6ㆍ25 전사자를 기억하며
  • 경남매일
  • 승인 2023.06.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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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한승범 버네이즈 아마존출판대행 대표

지난 1980년대 말, 카투사로 복무하고 있던 시절, 동두천의 미군 보병 2사단에서 비상 상태가 선포되었다. 우리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완전히 무장하여 부대 내에서 대기하게 되었다. 상황의 긴박함으로 인해 현장은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였다. 그때의 충격은 지금도 나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현대에 이르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한 군사력을 지닌 러시아 군이 졸전 상태에 놓여 있다. 러시아 군의 곤경은 무엇보다도 러시아 청년들의 사기가 저하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전쟁이 시작된 후 100만 명 이상의 러시아인들이 해외로 도망간 상황에서, 러시아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싸우는 병사들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들의 희생이 조국에 의해 기억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것은, 장교에 대한 존경과 예의가 매우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대위 이상의 계급에 오르면, 그들은 카리스마와 권위가 두드러지며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로 여겨진다. 미국 사회에서는 장교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들에 대한 존경도 매우 크다. 그들의 희생 덕분에 미국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는 인식이 깊게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사병부터 장교에 이르기까지, 흔히 `군발이`라고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군대에서 순직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경시 받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너무 흔한 상황이며, 이는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들에 대한 무관심이 널리 퍼져 있다.

내 아들이 육군 훈련소에서 조교로 복무하던 때를 예로 들자면, 기간병들의 생활은 기대했던 전형적인 군대 생활과는 약간 달랐다. MT와 같은 행사에 참여하며, 국가 고시 준비를 하는 병사들이 상당히 많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연대장이 유럽 유학을 희망하는 병사에게 직접 추천서를 작성하는 등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과거 필자가 군대에서 지냈던 시절을 돌아봤을 때, 과도한 관용이 군대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고 부주의를 촉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연대장이 이끄는 제28 신병 교육대는 높은 효율성과 성과를 바탕으로 최고의 교육대로 인정받았다. 병사들이 존엄한 인간으로 취급받고, 미래를 대비해 학습과 자기개발에 몰두할 수 있다면, 그들은 국가를 위해 전력을 다해 봉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6ㆍ25 전사자들을 국가가 기억하는 이러한 행동은 대한민국의 군대와 그들이 제공하는 희생을 더욱 존경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국가의 안보와 미래 세대에 대한 더 나은 이해와 존중을 촉진할 것이다.

군대는 단순히 전쟁을 치르는 곳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 군인들에 대한 존경과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 그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둘 것이다. 대한민국의 군대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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