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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사회
품격 있는 사회
  • 경남매일
  • 승인 2023.07.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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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ㆍ시인
김정배 전 마산중앙중학교 교장ㆍ시인

우리는 복 받은 땅에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사계절이 뚜렷해 아름다운 꽃, 울창한 숲, 맑은 시냇물, 그리고 붉은 단풍들은 감동의 인사로 우리를 매일 맞이해 준다. 그러나 이런 자연의 혜택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곳곳을 바라보면 괴담에 가짜 뉴스, 비리와 부패, 사기 등으로 심각한 위기로 얼룩져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독선과 불통이 가득하고 이념의 대립이 날카로워 삶에 어려움은 물론 답답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맨날 싸우고 공격하며 헐뜯는 일이 익숙해 있으니 화해와 양보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자극적인 언어를 양심도 없이 쏟아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고 있으니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부끄럽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다른 사람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논쟁을 벌일 때가 있을 수 있다.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얼굴이며 품성이 배어 있고 상식과 수준을 반영한다. 어느 병원의 벽에 걸려 있는 `당신의 친절한 말 한마디와 공손한 행동이 마음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는 따뜻한 이 글귀가 가슴에 와닿게 한다. 우리는 외형상 화려한 사람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성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슴 넓게 껴안고 서로 사랑하며 산다면 이 사회는 얼마나 훈훈할까. 향기로움이 내면에서 풍기는 사람은 그의 가까이에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아무리 나라가 부강하고 경제가 발전하여도 인간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안정되고 행복된 삶을 누릴 수가 없다.

내가 속한 공동체는 혼자만이 사는 곳이 아니고 관계를 맺으며 서로 돕고 사랑과 인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곳이다.

다른 사람과는 아무 상관 없이 자신만의 이익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도 행복해야 한다. 힘겨운 세상일수록 힘을 모아 오손도손 살아갈 때 믿음이 있는 밝은 사회가 오는 것이다. 각자의 고집과 편견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남에게 한발 물러서고 상생할 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며 거기에 사회와 국가가 존재하고 발전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은 고결한 선조들의 혼이 담겨 있는 소중한 전통이다.

옛날 젊은 시절 시골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늦게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가다 논밭에서 일을 끝내지 않고 있는 이웃을 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서슴없이 논밭에 들어가 함께 김을 매고 도와주며 땅거미가 짙은 논둑길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가난하고 고달픈 삶이었지만 인정으로 서로를 아껴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던 그때가 참으로 행복했고 그리워진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람 냄새가 나는 관용과 너그러움으로 세상을 환히 비추는 등불이 돼야 한다. 그리할 때 우리들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며 정의와 공정, 사랑이 넘치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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