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6:17 (토)
갈라파고스와 다윈
갈라파고스와 다윈
  • 경남매일
  • 승인 2023.07.26 2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바다로 완전히 둘러싸인 땅을 섬이라고 한다. 그래서 섬의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고립`이 된다. 그러나 그 `고립` 때문에 다윈의 진화론 정립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의 `진화론`, 또는 `자연선택이론`은 19세기 이후 생물학의 혁명에 가까운 거대한 변화를 이끌었고,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 전반 및 세계관 등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쳐 인류 역사에 거대한 변곡점을 가져다주었다.

`생물 진화의 야외 실험장`으로 불리는 갈라파고스제도는 남미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0㎞ 지점에 위치한다. 크고 작은 19개의 섬과 다수의 암초로 이뤄진 이곳은 콜론제도(Archipielago de Colon)이며, 주도는 산 크리스토발섬(San Cristobal Island)이다.

`갈라파고`란 말은 옛 스페인어로 말 안장이란 뜻으로서, 과거 1535년 프라이 토마스 데 베를랑가(Fray Tomas de Berlanga)가 이 섬을 처음 발견했을 때, 말 안장 모양의 등딱지를 한 큰 거북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과거 1835년 9월 15일 갈라파고스제도에 다윈 일행이 탄 비글호가 도착했다. 영국의 박물학자 찰스 다윈은 이 섬에 약 5주간 머물면서 작은 새들을 비롯한 여러 고유종들을 표본으로 채집했다.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다윈은 조류학자 존 굴드로부터 갈라파고스에서 채집한 여러 마리의 작은 새들이 모두 핀치새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새들은 제각기 부리가 달라 전혀 같은 종류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핀치새의 부리는 단단한 견과를 깰 수 있도록 짧고 강했지만, 또 다른 핀치새의 부리는 틈새에 끼어 있는 먹이를 파먹을 수 있도록 길고 가늘었다.

다윈은 각기 다른 섬의 자연환경이 똑같은 핀치새들의 부리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거기서 영감을 얻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세웠으며, 과거 1859년 11월 22일 `종의 기원`을 출간해 당시 유럽 사회에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의 기록은 그의 `비글호 항해기`에서 읽을 수 있다. 지난 1964년 갈라파고스섬에서는 그를 기념해 `찰스 다윈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금도 야생 동물 보호 조사를 행한다.

여담이지만, 다윈은 사실 `진화`라는 용어를 싫어했다고 한다. 나치에 부역한 스펜서가 아리아인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다윈에게는 자신의 진화론으로 설명이 안 되는 몇 가지의 고민이 있었다. 생존에 불리한 공작새의 화려한 날개, 개미와 벌의 이타적 행위와 자손을 낳지 않도록 진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윌리엄 해밀턴`(1936~2000)이 단서를 제공했다. 그는 `이기적 유전자`의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이다. 다윈 이후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로 인정받는 `리처드 도킨스`(1941~)가 쓴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1976)는 윌리엄 해밀턴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도킨스에 의하면, 인간은 `유전자에 미리 프로그램된 대로 먹고살고 사랑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