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8:05 (토)
사회대통합위원회 권고<勸告>, 조력이 '답'이다
사회대통합위원회 권고<勸告>, 조력이 '답'이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3.08.20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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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위 역할 도민 목소리 대변
도민 기대 정책 현안 주도적 노력
위원회, 완장 아닌 주체 역할 해야
노사송사 대화 않는 권고는 난센스
위원장 아호 공원 조성 두고 빈축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수사(修辭)였으면 좋으련만, 사회대통합위원회(이하 통합위원회) 최충경 위원장이 지난 6월 27일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의 도정을 만드는 데 원동력 역할 수행을 위해 69명의 위원은 지난 7개월간 바쁘게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최근 위원장 아호를 딴 `공원` 조성에 대해 콧방귀에다 키득거림까지 도민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한편에서는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살아생전에 기념비적 공덕비를 세울 것인가란 숙덕거림까지 나온다. 또 기증인의 이름을 새겨넣겠다는 발상에는 `도민 정서법`까지 보태지면서 처신론이 새삼 제기된다.

때문인지 지난해 11월 출범한 후,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모은 첫 권고안을 도에 전달했지만, 도의회에서 거론된 사안, 언론에 보도됐거나 도 업무 수행 또는 타 위원회 등 반복 건의된 사안 등이 대부분이었다. 정책에서 배제된 현안 등 분노가 치솟는 경남도민의 목소리, 그 절박함은 권고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기능은 제쳐두고 광역도 유일의 통합위원회라는 등 추임새와는 달리,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각종 위원회와 다를 바 없어 정비 대상 위원회만 하나 더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이다. 애초 전문가그룹 등 30명 계획에서 조례제정을 앞두고 69명으로 늘었다. 각계각층을 대표한다지만, 직능단체장 선출 당시, 금품 살포 논란이 제기된 자(者) 등 면면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면서 위원이 또 다른 완장으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에는 자아비판도 나온다. 조례과정에 XX가 되었다, "다 아는 의제선택" 등을 두고서다.

민선 8기 출범 후 경남도 여러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사회적 갈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대표적인 시책이 `사회대통합위원회`다. 위원 구성을 두고 정치 이념 색깔론은 철저히 배제됐고 문제 핵심을 관통할 수 있는 경륜과 고견을 아끼지 않을 강단을 갖춘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는 것에는 도민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하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옳다. 어느 지방정부도 사회적 갈등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게 접근한 적이 없었다. 도민들은 위원이 칡과 등나무처럼 얽혀버린 갈등을 풀어내는 역량을 펼쳐주길 바랐고, 통합위원회가 주도적으로 갈등의 조정자가 되어 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갈등의 당사자와 심도 있는 대화와 애정 어린 충고를 기대한 통합위원회 위원들이 내놓은 결과는 도지사에게 갈등을 해결하라는 `권고`였다.

사회통합위원회는 해결사가 아니다. 특히 송사 관계는 당사자 간의 대화와 조정 등으로 실마리를 풀어 해결돼야 할 사인이지, 권고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위원회는 도 조례에 따라 탄생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경남도 권고에 앞서 위원회 출범 기대만큼, 주체적으로 나서 뼈를 깎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게 `답`이다.

책상머리 권고로는 출범의미도 없다. 한화오션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취하를 도지사가 노력하라는 주문이겠지만, 이 또한 도지사보다는 경륜과 혜안을 가진 통합위원회라면 노사와 함께 한자리에 앉아 양보와 화합의 실마리를 만들어 내는 갈등 해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출범했고 기대했다. 그런데도 노사 갈등을 애꿎은 경남도가 해결하라고 숙제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조건 없는 일방부담을 요구하는 사회대통합위원회의 이번 권고를 두고, 갈등의 주체와 소통하고 서로의 입장을 중재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면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갈등 원인이 된 불신과 불통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사회대통합위원회도 벗어던지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크다. 다만 지방정부를 비롯해 그 어떤 중앙정부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통합위원회가 개척해 나가는 게 순리이다.

많은 어려움과 한계도 예상된다. 하지만 통합의 시작은 양보와 희생이다. 통합위원에 참여했다면 양보와 희생은 자발적이어야 한다.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고 갈등도 줄일 수 있다. 날 선 대치를 이어가는 갈등의 당사자를 두고 누구 한쪽 손을 들어 주는 심판이 아닌, 신뢰와 소통을 회복해 나가는 조력자로서 피나는 역할을 해달라는 게 사회대통합위원회에 드리는 경남도민들의 목소리이고 제언이다.

덧붙인다면 정책의 부산편중에 따른 경남 배제에 도민은 분노해 있다. SOC를 비롯해 교육에 정치 옻을 입혀 의대 한의대 로스쿨이 전무 한 경남 교육, 용역 결과가 앞선 밀양 메달을 빼앗아 가덕도에 걸어준 공항건설 등에 대해 분과별 진단을 원한다. 이를 통해 부산 예속을 벗어난 `홀로서기`로 경남 발전에너지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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