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3:52 (토)
"규제자유특구 통해 의생명산업 대표 도시 김해 만들 것"
"규제자유특구 통해 의생명산업 대표 도시 김해 만들 것"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3.08.21 2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로 이사람
박성호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장

의생명 산업 육성ㆍ지역 중소기업 지원
`선택과 집중`으로 코스닥 상장사 배출 목표
차별성 확보 위해 `규제자유특구` 지정 도전
미래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예산 늘릴 것"
"김해 의생명 기업 육성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발로 뛰겠다"고 말하는 박성호 원장.
"김해 의생명 기업 육성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발로 뛰겠다"고 말하는 박성호 원장.

여름 무더위만큼이나 김해 신산업 발전을 위해 뜨거운 열기를 뿜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다.

김해시는 기존 제조 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의생명ㆍ식품 등 신산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9년 전국 유일 `의생명ㆍ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는 등 의생명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 정책을 뒷받침하고자 지난 2021년 2월 출범한 진흥원은 `김해 의생명센터`와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가 결합해 탄생했다. 현재 의생명 산업의 효율적ㆍ체계적 육성과 함께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진흥원 수장인 박성호 원장은 올해 초부터 원장(제3대) 임기를 시작했다. 박 원장은 고향 김해에서 초ㆍ중ㆍ고교를 졸업한 뒤 경찰대학(5기)을 나와 3년간 경찰로 근무했다. 이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행정전문가다. 대통령 비서실과 주일 대사관에서 국제적 안목도 키웠다. 여기에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을 지내 지자체 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능통하다.

기업 성장 본궤도ㆍ공모사업 선정 잇따라

김해 의생명센터에는 현재 140여 개 의생명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진흥원은 매년 20개 안팎의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그 결과 80여 개 기업이 성장 본궤도에 오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오티아이코리아(이산화염소가스 의료 멸균기), 케이엠지(덴탈, 전기자극기), (주)마이닥터(정형용 임플란트, 거즈카운터) 등이다. 특히 의료용 밴드 제조업체 영케미칼은 의생명센터 옆에 공장을 설립하고 연매출 300~400억 원을 기록하며 세계 40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전 중이다.

이 밖에도 의료계 관심이 높은 `마이크로 니들` 전문업체와 치과용 기기, 디지털 치료 기기 분야 유망 기업이 쏙쏙 고개를 들고 있다.

박 원장은 "의생명 기업 유치는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양적 성장 중심으로 달려왔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도 챙겨야 한다고 본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코스닥 상장할 수 있는 4~5개 선도기업을 육성하고, 성공 사례를 전국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김해시 종합병원 5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입주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 서비스를 이들 병원 현장에서 실증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의료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듣고 더 나은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김해강소특구(의생명ㆍ의료기기)가 전국 14개 강소특구 중 `최우수특구`로 평가받기도 했다. 대형 제약회사 연구소기업 8곳이 여기서 창업했고,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실증된 제품을 다시 병원에 납품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산업부의 `전자약, 디지털치료기기 기술실용화 기반구축사업`과 과기부의 `퍼스널랩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개발 지원플랫폼 구축사업` 등 굵직한 정부 사업도 잇따라 따냈다. 또 산자부가 주관한 `범부처연계형 기술사업화사업 공모`에 8.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디지털헬스 규제자유특구` 지정 사활

김해는 `의생명 강소특구` 지정으로 정부 지원이나 규제 실증 제도와 같은 수혜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박 원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자유특구에서는 법적 제한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바이오, 전자약, 디지털 헬스케어 등 의생명 분야는 제품ㆍ서비스 출시 전후 모든 과정이 규제에 묶여 있다.

그는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아이디어가 사업화가 되고, 우수 기업도 육성된다.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제품과 기술, 자본까지 두루 갖추고 있지만 임상 및 실증을 하기 어려운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원장은 내부적으로 TF팀을 만들고 경남도 등과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정부에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을 위한 `김해 디지털헬스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건의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김해가 이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개인화ㆍ소형화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 기기들을 누구나 몸에 착용하고 생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스마트 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국의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김해로 들어와 김해시에서 실증을 거친 제품들이 국내외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박 원장은 밝혔다.

그러면서 "김해가 명실상부 국내 대표 `의생명 도시`가 될 수 있게 힘쓰겠다"며 "규제를 완화하는 등 김해만이 가지는 차별성을 만들어 하루빨리 오송ㆍ원주ㆍ대구에 이어 4대 의생명 도시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생명 전문인력양성 필요성도 주장했다. 인제대에 의생명 전문대학원을 만들어 고도의 연구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진흥원이 구인 기업에 전문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박 원장은 "140여 개 의생명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30~40명에 달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력 배출을 위해 의생명 관련 계약학점제를 도입해 미리 현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결ㆍESG 경영 지원

진흥원은 의생명 기업 외에도 지역 중소기업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박 원장은 "중소기업 7900개가 김해에 있다. 전국적으로 3~4위 수준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경영, 회계, 마케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고 도와주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지원, 전문가 자문단 제공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임기동안 예산 지원을 크게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박 원장은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인력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매출액 20억~400억 원에 달하는 김해형 강소기업이 올해 100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곳들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제조업 보다는 창업을 선호하는 청년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른 역할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쟁력 있는 기업 양성을 위한 계획도 귀띔했다. "기술사업화 공모 선정을 통해 지역 유망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겠다. 또한 ESG 경영 시대에 걸맞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환경 바이오 소재 식기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상용화를 과제로 기획해 공모를 준비했다"며 "진흥원은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터로서 시장조사ㆍ마케팅ㆍ투자 연계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김해 공원묘원 플라스틱조화 근절 시책에 적극 동참해 성과를 내고 있다. 향후 친환경 바이오 소재 식기 개발과 상용화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박 원장은 "플라스틱조화 근절과 친환경 바이오 소재 식기 개발 등의 사업이 탄소 저감과 김해지역 ESG 경영을 확산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 미래 보고 나아가야

그동안 4급(서기관) 퇴직 공무원이 오던 진흥원장 자리를 그가 선뜻 맡은 것은 진흥원이 김해의 미래를 바꿔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홍태용 김해시장이 인제대 의대 출신 의사여서 의생명산업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는 것도 큰 힘이 돼주고 있다. 경남도 행정부시사와 중앙 부처 실장을 했던 경력도 중앙과 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함으로써 시와 진흥원 모두에게 프로젝트 도입, 공모사업 선정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박 원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기대가 크다. 김해 산업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항상 기업의 동반자가 되는 진흥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에서도 의생명산업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울 뿐더러 욕심이다. 10~20년 앞을 보고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박 원장은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