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모든 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뉴욕은 유명한 빌딩 이름을 따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남쪽의 플로리다는 일조량이 많아서 `선사인 스테이트`이고, 존 덴버의 노래에 나오는 웨스트 버지니아는 애팔래치아 산맥이 있어 `마운틴 스테이트`다.

하와이의 별칭은 `알로하 스테이트`이다. 알로하(Aloha)는 하와이에서 모든 긍정적인 말로 통용되는데, 원주민에게는 단순히 오고가는 인사말을 너머, 조건 없이 사랑하고 상호 존중을 의미하는 깊은 문화적ㆍ영적 의미를 가진다.

하와이는 8개의 큰 섬과 기타 부속 도서로 이뤄져 있는데, 3번째로 큰 오아후섬에 주도인 `호놀룰루`가 있고, 과반수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가장 큰 섬의 이름이 `하와이`이지만 주 이름과 혼동을 피하기 위해 `빅 아일랜드`라고 부른다.

하와이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서기 300년쯤, 대략 1800년 전이라고 한다. 과거 1778년, 제임스 쿡(James Cook)이 하와이에 도착한 이후 원주민과 백인의 접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그 후 남미의 비극처럼 백인들로부터 전파된 천연두, 홍역, 나병 등의 전염병에 노출된 원주민들의 90%는 병사했다고 한다. 백인들과의 교역으로 총기가 들어오고, 이 총기를 이용해서 카메하메하(Kamehameha)는 하와이를 통일하고 통일 하와이 왕국을 건설한다.

과거 1840년 카메하메하 3세는 헌법을 제정한 입헌군주국이 돼, 1843년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으로부터 독립국임을 인정받는다. 조선의 대한제국과 비교하면 서구화가 빨리 진행된 것이다. 그러나 서부 개척에 성공한 미국인들은 샌프란시스코를 통해 하와이로 대거 진출하고 하와이 땅 대부분을 차지한 후 임금이 싼 중국인들을 데려와 사탕수수 농장을 경영하게 된다. 미국인들의 힘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하와이 정부는 일본에 `보호령으로 편입`해 달라고 요청한다. 일본의 보호가 어렵게 되자 하와이는 공주를 중국의 재벌에게 시집보내며 청나라에까지 도움을 요청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하와이 마지막 여왕인 `릴리우오칼라니`는 결국 미 해군 수병 150명에게 추방당하고, 현지의 미국인들에 의해 하와이는 1897년 미국에 편입된다.

지난 8일, 하와이의 2번째로 큰 마우이섬에서 시작된 산불로 850명이 넘는 실종자와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허리케인 도라(Dora)가 시속 130㎞의 강하고 건조한 동풍을 유발하여 대규모로 산불을 옮겼다. 제주도 크기의 마우이섬의 라하이나(Lahaina)는 1820～1845년 하와이왕국 수도였으며 포경선들의 근거지였고 18세기에 지어진 건물들과 유적지들이 중심가를 채운 관광 명소다. 안타깝게도 이번 산불로 대부분의 유적들이 소실되었다.

대형 산불의 원인이 하와이의 슬픈 역사와 무관치 않다. 19세기 유럽인들이 하와이 숲의 대부분을 벌채해 중국으로 목재를 수출하고, 빈자리에 사탕수수와 파인애플을 재배하는 농장들이 들어섰다. 20세기 들어 이 농장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빈 경작지에는 불에 타기 쉬운 풀만 무성했다. 사탕수수 산업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지어진 많은 댐들이 20세기 말경에 거의 없어져 화재를 진압할 물도 부족했다. 하와이 말로 물을 `와이`(wai)라고 하는데, 이를 반복한 `와이와이`(waiwai)는 `풍요`를 뜻한다. 우리와도 친근한 하와이가 빨리 복구돼 풍요의 땅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