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00 (일)
예방과 뒷북 대책의 경제학
예방과 뒷북 대책의 경제학
  • 경남매일
  • 승인 2023.09.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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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열 ㈜동양건설안전기술단 대표이사
윤희열 ㈜동양건설안전기술단 대표이사

벌써 가을이 코앞이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우리에게는 지난여름이 단연코 잔인한 계절로 기억된다.

대한민국의 여름은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올여름은 자연재해와 각종 사건·사고로 말미암아 얼룩진 계절이 되고 말았다. 사건·사고 규모와 종류, 피해 역시 역대급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고는 지난 7월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참사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기록적인 폭우 탓에 하천이 범람해 인근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과 운전자들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이 사고는 폭우가 하천변 임시물막이로 월류 하면서 발생했다. 그런데 이 임시물막이가 기준치 이하로 설치, 전혀 안전하지 못한 점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초기대응 부실은 물론 관련 각 부처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 국민은 불안함과 분노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도 잇따랐다. 대낮에 도심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범죄예고 사건도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참가한 외국 청소년들이 '위생'과 '안전' 문제로 현장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나라 망신을 자초했다.

물론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모로코에서는 120년 만의 강진이 발생, 2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는 대홍수가 발생, 지금까지 희생자만도 5300여 명, 실종자까지 더 하면 그 피해는 예상조차 힘든 처지다.

시리아 홍수는 분명 자연재해다. 하지만 재해 경보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던 점이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그 피해는 정부 몫이 아닌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모든 사건·사고를 분석할 때마다 꼭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인재'다. 즉, 사람이 사건·사고의 원인이란 의미다.

또 분석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진단'과 '뒷북 대책'이다. 사건·사고가 터지면 각종 대책이 발표된다.

오송 지하차도 사고 이후 많은 대책이 쏟아졌다. 관계 당국은 지하차도 입구에 자동차단기 설치, 수위 계측 장비 등을 설치한다고 한다.

경찰은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자 장갑차까지 동원해 범죄예방에 전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조치를 미리 했다면 어땠을까? 비용 측면에서 '예방'과 '뒷북 대책'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당연히 '예방'이다.

예방주사가 치료비보다 훨씬 싼 것과 같은 이치다. 재해·재난, 사건·사고도 마찬가지다. '예방'이 훨씬 경제적이다.

이러한 당연한 진리를 모를 리 없다. 단지 실천하지 않을 뿐이다. '예방'이란 실천을 통해 다시는 '사고'와 '인재'가 함께 붙어 다니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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