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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의 위기(상)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의 위기(상)
  • 경남매일
  • 승인 2023.10.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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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이스라엘 전격 공격
오랜 아픈 역사적 배경 깔려
종교적 갈등 더해 해결 어려워
희생자 계속 늘어 확전 예측 못해
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
공윤권 전 국가균형발전위 평가자문위원

모세는 기원전 1,200년경 이집트에서 노예로 핍박받던 유대인 200만 명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동하는 대탈출을 감행한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출애굽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면 모세는 유일신 야훼의 계시를 받고 홍해를 가로지르는 기적을 일으키며 당시 람세스 이집트 왕제의 추격을 따돌리게 된다. 추격하던 이집트 군대는 홍해에서 수장된다.

가나안 땅에 도착한 유대인들은 다윗과 솔로몬왕을 거치며 수백년 간에 걸친 굳건한 왕국을 건설한다.

하지만 왕국은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영원하지 않는 법이라 유대인은 거대 외세에 침략당하며 가나안땅을 떠나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성경에서는 가나안땅이라고 묘사되는 이곳이 지리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팔레스타인이 곧 가나안 땅이며 지금의 이스라엘에 해당되는 곳이다.

팔레스타인 땅은 오랜 시간 페르시아와 로마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거쳐 20세기 초반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의 지배력이 약해지고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의 영향으로 유대인들은 국가 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며 다시 출애굽 시대 조상들이 거주했던 팔레스타인땅을 차지하기 위한 대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온주의이다.

유대인들은 1948년 공식적으로 현재 이스라엘 지역에 국가 건설을 선언하였고 주변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을 전면적으로 공격하게 된다. 1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 주변의 모든 아랍국가인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5개국이 이스라엘을 총공격했지만 이스라엘이 승리하며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독립 선언이 이루어진다.

이후 제2차, 3차, 4차 중동전쟁이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 사이에 이루어졌으나 이스라엘은 강력한 화력으로 승리하면서 미국을 든든한 우방으로 둔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은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대부분의 지역은 유대인들이 점령하고 있지만 왼쪽 모서리 가자지구와 오른쪽 요르단의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이슬람교도들이 거주하고 있다.

기원전 1000년을 전후해서 수백년 간 팔레스타인 지역을 지배했던 유대인들과 그 이후 수백년 간 같은 지역을 지배했던 이슬람인들이 동시에 본인들의 영토를 주장하며 현재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더욱 큰 문제는 지리적인 분쟁 뿐 아니라 종교적 갈등까지 수 천년 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약성경을 기반으로 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동시 성지인 예루살렘에서는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테러가 발생하여 전 세계의 화약지대로 불리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왼쪽 끝에 가늘게 자리하고 있는 가자지구는 폭 10㎞에 길이 40㎞ 정도의 면적으로 23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초인구밀집 지역이며 1차 중동전쟁 당시 난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현재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이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은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이스라엘의 봉쇄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아 주로 국제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2007년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면서 테러를 통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을 전개 중으로 이스라엘과 끊임없이 교전 중이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통해 하마스를 견제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대략적으로 살펴본 것처럼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아주 기나긴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종교적 갈등까지 바탕에 깔고 있어서 완전한 해결을 기대하기는 난망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무장정파인 하마스에 의해 장악된 것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가장 우파라고 할 수 있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하면서 두 세력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올해 들어서만 희생된 팔레스타인인이 227명, 이스라엘인이 29명에 이르렀다. 이러한 극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급기야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전면적인 이스라엘 공격이라는 전쟁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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