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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의 위기(하)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의 위기(하)
  • 경남매일
  • 승인 2023.10.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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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
공윤권 전 국가균형발전위 평가자문위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3천 년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영토 분쟁이 발생한 결정적 원인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의 양다리 전략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영국은 프랑스 러시아 등과 동맹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오스만제국 등과 전면전을 벌였고 중동을 지배하고 있던 오스만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아랍국들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활용했다.

오스만 제국이 점령한 아랍지역에 아랍국가를 건설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동시에 이스라엘 자본을 전쟁에 활용하면서 이스라엘 국가도 설립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다.

이후 당사자인 영국이 철수하면서 UN의 개입으로 이스라엘은 국가를 건설하고 팔레스타인과 영토분배를 거의 5대 5로 분할받게 되지만 실질적으로 90% 이상을 지배하고 있던 팔레스타인인들은 격렬한 저항을 하며 지속적인 중동분쟁이 시작된다.

이후 네 차례의 중동전쟁이 있었고 매번 이스라엘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이스라엘의 영토는 점점 넓어지게 된다. 현재는 가자지구와 요르단 서안지구 일대만을 팔레스타인이 지배할 뿐 대부분 지역은 이스라엘의 차지가 되었다. 점령지 영토를 비율로 나누면 75대 25 정도라고 보면 될 듯하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아마 다섯 번째 중동전쟁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이 놀라운 것은 그 규모와 공격 방법의 다양성 그리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전면전 성격이라는 부분이다. 육해공 모든 측면으로 공격을 했고 패러글라이딩을 동원해서 공격할 정도로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짧은 시간 200여 명의 인질을 납치해 간 것도 놀랍다.

그만큼 하마스가 이란 등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공격을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의미도 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이스라엘 총리인 네타냐후가 국내 정치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마스의 공격을 눈감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은 자체 정보기관인 모사드를 중심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과의 공조체제 하에 있기 때문에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분쟁 발생 시 수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하게 되고 그 후유증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쟁으로 이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사망자만 6천 명을 넘어섰고 이스라엘 지상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천 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어져 왔고 1948년 이스라엘 국가건설 이후 무력 충돌이 지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쟁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많은 인명피해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불안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스라엘 국가건설 이후 75년간의 분쟁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가장 평화로운 해결의 가능성을 보였던 것이 바로 오슬로 협약이다. 1994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대표가 테러중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통치 인정 등의 조건으로 평화협정에 합의하면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보였던 협약이다. 이 협약은 서명했던 이스라엘 총리가 암살당하고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대표가 사망하면서 이후 유야무야됐지만 당사자들이 평화에 합의한 거의 유일무이한 협약이었다.

이 오슬로 협약의 연장선상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를 인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상호 인정에서 모든 대화가 가능할 것이고 평화가 시작될 것이다. 만약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만들고자 한다면 이는 끊임없는 분쟁의 연속일 뿐이다.

상대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오슬로 협약이 존중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세계 각국의 강력한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UN이 앞장서야 하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합의가 지원되어야 하고 아랍국들의 전반적인 협의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지상군이 투입되기 전에 인질에 대한 합의와 더불어 오슬로 협약의 연장선상에서 세계적인 합의하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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