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19 (토)
"한림술뫼·조만강 시설 훌륭…김해 파크골프 명성 더 높이겠다"
"한림술뫼·조만강 시설 훌륭…김해 파크골프 명성 더 높이겠다"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3.10.29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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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 유인석 회장 김해시 파크골프협회

임기 4년 동안 클럽 수 2배 늘고 현재 5000명 운동 즐겨
구장 시 직영 운영 협회원 혜택 줄어 협회 존립 우려 커
"시설 확장·관리 강화 등 인프라 개선 요구 등 힘쓸 것"
"김해시파크골프협회의 발전과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일할 수 있어 보람차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유인석 협회장.
"김해시파크골프협회의 발전과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일할 수 있어 보람차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유인석 협회장.

"오늘도 나오셨네.", "하루라도 안나오면 몸이 근질거려서 하하…."

김해 신문동에 위치한 조만강파크골프장에 들어서자 파크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의 싱그러운 대화와 웃음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홀마다 4명이 옹기종기 모여 공과 홀컵을 번갈아 바라보며 집중하고 있다. 쉴새없이 들리는 공 치는 소리 아래 산뜻한 활기와 밝은 분위기가 녹색의 필드와 어우러져 전달됐다.

파크골프는 직경 6㎝의 합성수지로 만든 공을 클럽 하나로 지름 20㎝의 홀컵에 넣는 스포츠다. 남녀 노소는 물론 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 파크골프 인기는 중장년 세대를 중심으로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전국 파크골프 회원은 2020년 4만여 명, 2021년 6만여 명, 2022년 10만여 명으로 해마다 평균 4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비회원으로 즐기는 인구를 포함하면 3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해시에는 '한림술뫼파크골프장'(한림면 시산리, 72홀)과 '조만강파크골프장'(신문동, 27홀) 등 2개소가 현재 운영 중이다. 두 곳 모두 빼어난 환경을 지닌 구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골퍼들로부터 '명소'로 인정받았다. 또한 지역 내 활발한 클럽 활동으로도 '명성'이 나 있다. 탄탄한 인프라와 구성원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김해는 경남지역 파크골프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김해가 으뜸가는 파크골프의 도시로 도약한 데는 김해시파크골프협회(이하 협회)의 역할이 컸다. 유인석(70) 회장은 4년간 협회를 이끌며 파크골프 확대를 위한 기틀을 닦는 데 매진해왔다.

그는 경남도 족구협회 회장, 김해시 축구협회 회장·체육회 감사 등을 맡으며 오랫동안 체육단체에서 봉사를 했다. 또 경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등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중학교 동기들과 함께 설립한 파크골프 클럽에서 회장을 하다 협회 대의원을 거쳐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유 회장은 "클럽 활동을 하며 파크골프를 즐겼다. 골프 축소판이라 골프를 경험한 사람은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운동 차원에서 재미로 즐긴다. 나도 잘 치는 편이다"라며 자신있게 웃어 보였다. 파크골프가 갑자기 큰 인기를 누리게 된 이유를 묻자 "즐기는 데 비용 부담이 적은 것이라고 본다. 2000원으로 하루종일 골프장 이용이 가능하니 이만한 가성비의 취미 생활도 없다. 그리고 게임이 재밌다. 하다 보면 빠져들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파크골프장을 한 바퀴 돌면 최소 1만보를 걷는다. 걷기 운동하는 효과가 크다. 우리같이 나이 들어갈수록 잔디 위에서 걷는 것이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만강파크골프장 전체를 도보로 빠르게 둘러보는 데도 20여 분이 소요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자부)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자부)

그러면서 "사람들간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나이가 들면 사회 생활도 끊어지고 관계를 가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파크골프는 여러 사람과 같이 만나고, 대화하고, 움직일 수 있다. 마음 맞는 사람 3명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요즘은 남성보다 여성 플레이어가 많고 참여 연령층도 젊어지고 있는 추세다. 파크골프가 여성 친화적인 운동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 이용 연령층은 60대지만 지금은 50대 초반부터 찾고 있다. 어린아이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해시 파크골프 인구도 수직 상승했다. 유 회장 재임 4년 동안 김해 파크골프 클럽이 34개에서 72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정회원 수는 2700여 명,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비회원 2400여 명을 고려하면 약 5000명 이상의 시민이 파크골프인인 것이다. 이는 김해시 인구의 약 1%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회원 수가 증가했다. 이만큼 큰 인원을 가진 체육단체를 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며 유 회장은 자랑스러워 했다.

현재 27홀 규모 조만강파크골프장은 10여 년 전에 문을 열었다. 처음은 3홀로 시작돼 이용객 증가와 함께 규모를 늘려 9배로 늘어났다. 토지 사용 등 일부는 시에서 지원을 받았지만 구장 확장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은 협회의 관심과 투자로 이뤄냈다.

한림술뫼구장은 72홀로 다양한 홀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조경이 잘 돼 있어 일반 골프장과 다를 바 없다. 적당한 코스 난이도와 우수한 잔디 품질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좋아 대구 등 외지에서도 원정을 온다. 특히 지난해 전국대회 개최 후 소문이 나 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여자부)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여자부)

유 회장은 "파크골프는 수변공원 가까이 있는 경기장을 선호한다. 시원하고 나무 그늘이 있어 쉬어가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강·술뫼 구장 모두 수변 가까이 조성돼 있어 평이 좋다. 조만강 구장은 시내와 가까워 주로 장유나 시내 주민들이 애용한다. 하루에 이용객은 500~600명이다. 술뫼 구장은 하루 800명이 방문한다. 주말은 꽉 찬다"고 전했다.

파크골프장 사용을 놓고 부침도 있었다. 국가하천인 낙동강 일대 파크골프장들이 지난해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하천점용허가·소규모환경영향평가 등 허가 및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성된 골프장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림술뫼구장도 원상복구를 위해 한때 폐쇄됐다. 이후 합법화 절차를 거쳐 지난 9월 15일 재개장했다. 생림·상동·대동 파크골프장은 아직 폐쇄된 상태다.

한림술뫼구장이 재개장한 시점부터 협회가 구장을 위탁 운영·관리하던 것을 김해시가 직영하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파크골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시가 직접 안전하고 쾌적하게 시설을 관리하겠다는 이유다. 하지만 시 직영이 되고부터 파크골프 이용자들은 구장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시가 골프장 이용 예약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어 나이 많은 이용객들에게는 여간 어렵고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유 회장은 "지난 9월부터 시에서 골프장 이용 예약제를 도입했다. 현장 예약도 아니고 스마트 기기로 접속해서 해야 하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예약제가 구장 이용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파크골프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예약제가 굳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의 지속적인 예약제 폐지 건의 끝에 현재 오전은 예약제 오후는 선착순 이용으로 조정됐다.

시 직영 이후부터 구장 예약제와 더불어 협회도 큰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 협회에 회비를 내고 가입한 클럽(회원)에 대한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회 참가 자격, 구장 이용료 할인 등이다.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개인전 1위)
지난 23일 한림술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김해시장배 대회에서 유인석 협회장과 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개인전 1위)

시는 형평성에 무게를 두고, 협회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이 동등하게 이용하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협회는 시의 입장이 유지될 경우 협회의 존립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 회장은 "협회원으로서 이점이 없다면 굳이 협회에 소속돼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협회 가입이 필요치 않게 되면 협회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협회가 김해 파크골프 중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같은 기능이 약화될 것이 자명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협회가 구장 조성을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 협회원들이 낸 회비로 조성 비용이 쓰인 것은 물론 조경, 사후정비, 안전 봉사 등 관리 업무도 자체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시에서 협회의 이런 공로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협회는 이러한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 시의회와 논의하며 시의회 조례 제정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시, 시의회와 우리의 건의사항을 놓고 소통하면서 조율중이며 홍태용 시장에게 건의안도 전달했다. 파크골프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시점에 시에서 협회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전향적으로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창원시에서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협회 회원들이 분노해 집회를 하는 등 단체 행동까지 나서고 있다. 그런 일이 김해에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 재정지원 현저히 적어 협회장 사비와 분담금 들여 대회를 진행하는 형편이다. 협회장의 의지와 역량이 없으면 대회나 행사 진행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본인이 베푸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도 임기동안에만 가능하다. 즉, 지속가능성 없는 것이다"라며 협회 규모나 위상을 고려한 시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만강 파크골프장 모습.
조만강 파크골프장 모습.

파크골프 이용자가 지속 늘어나는 만큼 인프라 확충 계획도 세워 놓았다. 한림술뫼구장을 내년께 108홀로 확장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조만강 구장도 넓히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박병영 도의원의 도움으로 도의회에서 예산 5억 원을 올해 배정받았다. 여기 시 예산을 더해 조만강 건너편에 18홀 규모 구장이 추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용 혼잡도를 감안해서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고 조만강구장 이용자들은 입을 모은다. 두 구장의 확장이 완료되면 시민들의 이용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회도 잇따라 열린다. 지난 23일 김해시장배 대회가 열렸고, 다음 달 3일 낙동강협의체(김해, 양산, 부산시 북구·사하구·강서구·사상구) 1주년 기념 대회, 다음 달 15일 김해시협회장배 대회가 한림술뫼구장에서 예정돼 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협회는 5년째 시에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누적 기탁금액 2000만 원을 넘겼으며 올해는 다문화 지원사업을 위해 500만 원을 쾌척했다. 협회 회장단은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협회장으로서 유 회장은 진보적인 마인드로 과감한 결정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협회의 발전을 이끌고, 김해 파크골프 명성이 뻗어나갈 수 있게 정열을 붓고 총력을 다할 것이다. 늘 그래왔듯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뜯어고칠 것이다. 많은 나이에도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어 보람차고 감사하다. 베풀 수 있는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림술뫼구장을 조성할 때 직접 땀 흘리며 함께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협회원들도 협회장의 진심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지지해줘 힘이 난다"고 전했다.

끝으로 "건강 증진에 좋고, 나이가 들수록 사회 생활이 어려운데 사람들과 엮여 인생살이 이야기도 하고, 경제적 부담 없고,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파크골프를 많이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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